[북러 회담] 러, 北 공개한 조약 전문 '비공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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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북러 조약) 전문을 서명 이튿날 발표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평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 후 서명한 북러 조약을 원문 그대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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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조약에 미묘한 온도차…"러, 北 외에도 한·중과 관계도 고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북한이 19일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북러 조약) 전문을 서명 이튿날 발표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평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 후 서명한 북러 조약을 원문 그대로 밝혔다.
이와 달리 크렘린궁 홈페이지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 후 진행한 언론발표 전문만 올라와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조약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보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 후 언론 발표에서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조약은 무엇보다도 당사자 중 한쪽이 침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며 조약의 핵심 내용을 언급했을 뿐이다.
이 발언을 두고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을 의미하는지 해석이 분분했는데 이날 북한이 발표한 뒤에야 '상호 지원'에 군사 원조가 포함됐다는 점이 밝혀졌다.
조약 4조에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북러 조약을 둘러싼 양측의 미묘한 온도 차는 전날 두 정상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김 위원장은 북러가 '동맹관계'로 올라섰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말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동맹이라는 단어를 좀처럼 꺼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처지인 북한이 사실상 러시아만 바라보는 것과 달리 러시아는 여러 국제적 역학 관계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이 조약의 파장을 좀 더 심도 있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 협력을 하면서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러 관계를 격상하기는 했지만 한러, 러중관계 등을 장기적으로 고려해 민감한 내용을 '모호한' 상태로 두길 원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직 조약이 발효하지 않은 시점에 북한이 서둘러 전문을 발표한 측면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조약은 22조에서 '이 조약은 비준받아야 하며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러시아는 입법부인 국가두마(하원)를 통해 비준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도 아직 비준 절차를 밟기 전이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방북 직후 건너간 베트남에서 20일 두 정상이 체결한 공동성명 전문은 신속히 공개했다.
공동성명과 조약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지만 크렘린궁은 이날 홈페이지에 '러시아-베트남 조약 이행 30주년 기념 포괄적 전략 동반자 심화에 관한 러시아와 베트남의 공동성명' 1∼4항 전체를 게시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이후 이 게시물을 올렸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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