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세금인상 반대 시위 확산…Z세대 수천명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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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곳곳에서 20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젊은이가 거리로 나와 정부의 세금 인상 추진에 항의했다.
그러자 재무부가 예산 삭감으로 2천억 실링(약 2조2천억원)이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정부는 외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다른 세금을 인상하기로 하자 시위가 케냐 전역으로 확산했다.
이에 전국적인 세금 인상 반대 시위가 이어져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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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케냐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곳곳에서 20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젊은이가 거리로 나와 정부의 세금 인상 추진에 항의했다.
특히 이날 시위는 특정 시민단체나 정당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결집한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후반∼2천년대 초반생)가 주도했다고 현지 매체 더스탠더드가 보도했다.
이날 나이로비와 몸바사, 나쿠루, 키수무, 니에리, 엘도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세금 인상안을 담은 법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경제 독재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루토(케냐 대통령)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시위는 대부분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의회를 점령하라'라고 명명된 시위는 애초 지난 18일 나이로비 의회 근처에서 시작됐다.
경찰이 300명 넘게 체포하며 시위를 강제 진압했고, 케냐 대통령실은 빵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자동차세 폐기 등을 발표하며 몇몇 증세안을 철회했다.
그러자 재무부가 예산 삭감으로 2천억 실링(약 2조2천억원)이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정부는 외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다른 세금을 인상하기로 하자 시위가 케냐 전역으로 확산했다.
이날 처음 시위에 참여했다는 22세의 대학 졸업생 벨라는 AFP 통신에 "정부는 빵에 부과하던 세금을 다른 곳에 추가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전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세수를 늘리고 차입금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최근 2.5%의 자동차세와 빵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재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재정법안에 서명해 의회로 넘겼다.
전날 증세 법안 심의를 시작한 의회는 법안 통과 시한을 사흘 앞둔 오는 27일 최종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케냐 정부는 작년에도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석유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8%에서 16%로 인상했다. 이에 전국적인 세금 인상 반대 시위가 이어져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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