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상온 방치 고기’ 급식 납품…‘위장 입찰’ 만연
[앵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생고기가 2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된다면 위생을 담보할 수 없겠죠.
하지만 대전의 한 육가공업체는,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관리한 고기를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했습니다.
식약처로부터 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해썹 인증'까지 받은 업체입니다.
현장K,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이지만, 기온은 벌써 20도를 넘은 상황.
돼지고기 상자들이 작업장 밖으로 옮겨집니다.
작업자들이 상자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가 싶더니, 상자를 그대로 둔 채 아침 식사를 하러 갑니다.
내리쬐는 햇볕 아래 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여전히 상자에 담긴 고기는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땡볕 아래 놓여 있던 고기들.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납품업체 화물차에 실립니다.
[육가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실외에 있다는 자체는 저희도 잘못됐다는 건 인지하는데 지금 보면 공간이 여기서 작업을 하기엔 너무 작고요."]
지난 2014년부터 식약처의 식품안전관리, '해썹' 인증을 받아온 업체지만, 냉장이나 냉동 보관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이 업체의 고기가 납품되는 곳은 대부분 대전 지역 학교와 어린이 집, 확인된 곳만 40곳이 넘습니다.
[유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뿐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이런 데도 다 들어간다는 게 문제인 거죠. 군부대도 납품하고요."]
초등학교에 급식용 고기를 납품하는 또 다른 업체.
배송 준비로 바빠야 할 시간이지만,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미 학교에는 다른 업체로부터 고기가 배송됐습니다.
[○○초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한 (아침) 7시에 오셨나? 정확히는 안 봤는데, 늦진 않았어요."]
실제 운영되지 않고 이름만 있는 이른바 '유령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낙찰율을 높이기 위해 가족이나 직원 명의의 '유령업체'를 만들어, 부정 입찰을 받은 겁니다.
지난달 대전의 한 학교 급식 입찰의 경우 참여 업체 60여 곳 가운데, 20여 곳이 유령업체로 확인됐습니다.
[납품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많게는 한 분이 5개, 6개 정도까지 하는 거로 알고 있고. 업체 하나만 갖고 하시는 분들은 거의 버티기 힘들다고 봐야죠."]
KBS 취재 이후 식약처는 육가공업체에 대한 행정 처분을 지자체에 요청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역시 부정 전자입찰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현장K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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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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