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갈라진 미국, 혼돈의 국제사회
트럼프 귀환 땐 美 우선주의 강화
미국의 국내외 환경 녹록지 않아
예측 불가능한 외교 더 심해질 것
지난 6월18일, 미국의 외교저널인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지에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의 “The Return of Peace through Strength” 제하의 글이 실렸다. 오브라이언은 현 트럼프 대선캠프의 주요 인사라는 점에서,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후보의 대외정책적 시각과 공약을 읽을 수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러한 시각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이 미국 혼자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반영했을 것이다. ‘규칙기반질서’ 역시 와해되고 있고, 이를 대체하고자 하는 중국 주도의 질서 그리고 다극화된 국제구조도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인식하에 동맹체제의 복원과 국제질서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오브라이언은 중국과 이란 등 주요 적대국에 대한 대응전략을 중심으로 이들을 ‘이기기 위한’ 근시안적인 대외정책만을 논의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시각은 좀 더 거시적이다. 현상변경 국가의 부상으로 인한 국제구조의 다극화, 그로 인한 질서의 변화 그리고 초국가적 위협인 기후변화, 신흥기술인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불확실성의 미래 등 좀 더 복합적이고 초국가적인 그리고 장기적인 위협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상이한 인식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극우 포퓰리스트 지도자라고 분류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그리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자 애쓰는 보수 지도자”라고 오브라이언은 칭송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정당 및 지도자가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 내 극단주의 세력에게도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21년 1월 의회 난입 사건을 겪었다.
요컨대 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이 되든, 미국이 처한 국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우선 미국의 조약기반 동맹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이 처한 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고자 할 것이나, 각각의 상황에 대해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지 않는 한 미국과 현 국제질서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도는 약화되고,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은 더욱 대담해질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민주주의의 회복이 더디다. 양극화된 정치구조 속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 중이며 모든 것을 정파적으로 인식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소위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집단의 내셔널리즘은 대외정책으로도 전이되어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공고화할 것이다. 오브라이언의 글은 11월 이후 국제사회가 마주할 혼돈을 예고하고 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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