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님도 다 알고 계신다"...공소장 곳곳에 '이재명 보고' 정황
"이재명, 이화영 중국 출장계획서 직접 결재"
"이재명과 통화했다" 김성태 진술도 공소장 담겨
[앵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기며 작성한 공소장엔, 이 대표가 대북송금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고받고 승인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지사 시절 쌍방울 그룹을 통해 스마트팜 사업비와 자신의 방북 비용 8백만 달러를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검찰이 작성한 50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대북송금 과정을 인지하고 관여한 정황이 곳곳에 담겼습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도지사 시절 사소한 것도 직접 보고받았을 뿐 아니라 대북사업에 대해선 특히 철저히 관리해왔다며 대납 사실을 보고받고 승인함으로써 공모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지난 2019년 1월 쌍방울이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납하기로 공모하면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지사도 대납 사실을 다 알고 계신다'며 독려했다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결재한 이 전 부지사의 중국 출장계획서도 제시됐습니다.
'북한 경제특구에 중소기업 진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검찰은 이 대표가 해당 기업이 쌍방울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출장 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 전 부지사와 김 회장, 북한 측 관계자들이 함께한 술자리 사진도 첨부됐다고 적었습니다.
이외에도 2019년 1월과 7월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두 차례 통화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이 근거로 명시됐습니다.
공소장에는 쌍방울이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납하게 된 배경도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대북제재로 사실상 경기도가 사업비를 건네기 어렵게 되자, 북측 관계자가 2~3백만 달러라도 현금으로 먼저 달라고 재촉했다는 겁니다.
이후 두 달쯤 뒤 김 전 회장은 북측에 2백만 달러를 먼저 전달했습니다.
이 대표는 관련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17일) : 북한에 가겠다고 돈을 수십억 씩 대신 내겠다고 하면 이게 뇌물죄, 중대범죄인데 그걸 이화영 부지사가 요구했다는 겁니까? 이화영 부지사가 정신이 나갔거나 아니면 바보거나….]
향후 재판에서도 이 대표가 대북송금 대납 사실을 인지했는지를 놓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영상편집:강은지
디자인: 이나은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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