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은 어쩌면 타격천재? 2군 홈런→홈런→홈런→홈런→홈런, 1군 데뷔전 ‘볼넷→득점→2루타→볼넷’ 다 보여줬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재영(22, 키움 히어로즈)은 어쩌면 타격천재일 수도.
키움 히어로즈가 20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서 장재영을 기습적으로 1군에 올렸다. 장재영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 지명을 통해 9억원이라는 계약금을 받고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투수로 재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팔꿈치를 다쳐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장재영은 수술과 시즌아웃이 아닌 재활과 함께 타자전향을 선언했다. 그렇게 장재영은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에 돌입했다. 19경기서 69타수 16안타 타율 0.232 5홈런 13타점 8득점 장타율 0.464 출루율 0.346 OPS 0.810.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유격수도 봤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심타자로 뛴 경력이 있다. 이미 2023년부터 키움의 스프링캠프에서 방망이를 잡고 훈련도 받았다. 장재영의 타자전향은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투수로서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바라봤고, 타자로 제대로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달랐다. 장재영은 프로 2군 투수들을 상대로 정확한 타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볼넷 10개에 삼진은 26차례 당했다. 프로 투수들이 구사하는 기본적인 변화구, 유인구 승부에 매끄럽게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단, 일발장타력은 ‘찐’이었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와중에 무려 5개의 홈런을 쳤다. 안타 16개 중 2루타는 1개다. 나머지 15개 중 3분의 1인 5개가 홈런이었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걸리면 2군 레벨에선 충분히 홈런을 생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2군에서 중견수로도 잠시 나갔다.
홍원기 감독은 애당초 장재영이 확실한 포지션을 갖기 전엔 1군에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당분간 팔꿈치 치료가 필요해 수비훈련을 많이 받긴 어렵다. 송구는 무리가 간다. 그러면 기약 없이 2군에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장재영의 동기부여 배가 측면에서 무조건 좋다고 보긴 어려웠다.
때문에 홍원기 감독이 2군의 평가를 토대로 적절한 시점에 ‘1군 냄새’를 한번 맡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은 돌았다. 애당초 ‘수비가 안 되면 1군행은 없다’라는 방침을 세웠지만, 홍원기 감독은 그 누구보다 선수를 위해주는 따뜻한 지도자다.
어차피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만 써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과감하게 장재영을 중견수로 기용했다. 이날 한화 선발투수가 역시 촉망받는 ‘미래’ 문동주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장재영은 문동주를 상대로 볼넷과 득점, 2루타를 잇따라 생산하며 타자로서 본격적인 커리어 쌓기에 나섰다.
장재영은 0-0이던 3회초에 선두타자로 등장,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이주형의 선제 우월 투런포에 홈을 밟았다. 데뷔 첫 볼넷과 득점을 기록한 순간. 2-0으로 앞선 4회 2사 1루서는 문동주의 초구 한가운데 150km 패스트볼에 헛스윙했다.
그러나 장재영은 2구 152km 바깥쪽 패스트볼을 툭 밀어 우월 2루타를 터트렸다. 데뷔 첫 안타와 2루타를 동시에 신고한 순간. 1루 주자 이재상이 홈을 밟았으나 우익수 실책에 의한 득점으로 기록되면서 장재영에게 타점은 주어지지 않았다.
장재영은 4-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서는 문동주의 주무기 커브에 당했다. 볼카운트 2S서 3구 118km 느린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후 7-0으로 앞선 7회초 2사 1,3루서 남지민의 높은 슬라이더를 골라내며 또 볼넷을 골라냈다.
데뷔전부터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 만점 활약. 장재영의 타격재능이 어느 정도 확인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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