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한동훈 당대표 될 듯, 남 공격 그만하고 자기 얘기 해야” [김은지의 뉴스IN]

김영화 기자 2024. 6. 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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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목요일 오후 5시, 〈시사IN〉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이 찾아갑니다. 한 발 더 깊이 있게, 뉴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은지의 뉴스IN]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석열, 총선 졌다고 생각 안 할 듯…쟤 때문에 졌다는 ‘석열적 사고’ 때문”
“대통령이 개인폰 썼다? 직업 윤리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는 분 같아”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서 대통령이 왜 격노했는지 밝혀져야…김태효 안보실 1차장 역할 궁금해”
“청문회 법사위원들 조곤조곤 추궁해야지 성질내고 삿대질하면 질 것”
“‘어대한’은 불가피한 선택…국민의힘에서 팬덤 가진 사람 한동훈 밖에 없어”
“윤석열, 보수에서 용도폐기 됐다는 사실 받아들여야…이제 ‘윤-한 갈등’ 아니고 ‘한-윤 갈등’”
“한동훈 출마 선언문엔 ‘남 얘기’ 그만하고 ‘본인 얘기’ 담기길”
“살아있는 권력 수사 한다더니 김건희·김정숙 동시 수사? 검찰이 정치적이라는 증표”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발언은 사실상 디스…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어”

■ 진행자 / 이철희 전 수석께서 총선 전인 지난 3월 저희 방송에 출연했죠. 그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칩거하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했는데, 결국 그 말을 안 듣더니 대패한 것 같습니다(웃음).

■ 이철희 /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던 분이니까…(웃음). 대통령은 아마 졌다고 생각 안 할 걸요? 졌다고 생각하면 저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설사 졌다고 생각한다 할지라도, 본인 때문에 졌다고 생각 안 할 걸요?

■ 진행자 / 그럼 누구 때문인가요?

■ 이철희 / 한(동훈). ‘쟤 때문에 졌어’ 이럴 걸요? 다 이겨놨는데 쟤가 말아먹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석열적 사고’라고, 새로운 조어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 진행자 /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가 내일(6월21일)로 다가왔는데요. 윤 대통령이 개인 폰으로 이종섭 당시 장관만이 아니라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임기훈 당시 국방 비서관과도 지난해 8월2일에 통화했다는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어떻게 대통령이 개인 폰을 자유자재로 썼을까 의아한데, 이 전 수석은 청와대부터 국회 국방위와 법사위에도 있었잖아요. 겪어 본 바에 따르면, 전례가 있는 일인가요?

■ 이철희 / 대통령이 개인 폰을 쓰는 거는 문제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대통령실이 대통령으로서는 일종의 감옥이거든요. 이중 삼중으로 참모들이 딱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바깥의 얘기를 객관적으로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보면 개인 폰을 들고 본인이 외부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는 수단으로 쓰는 건 좋죠. 근데 공식적인 지시를 하거나 업무를 볼 때는 공식 핸드폰, 법정 핸드폰을 써야 돼요. 그거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개인 폰을 막 썼다? 그분의 직업 윤리, 직무 윤리가 근본적으로 뭔가 좀 잘못돼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진행자 /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분이라는 말씀인가요?

■ 이철희 / 저는 그렇게 말 안 했습니다(웃음). 대통령이 그걸 가려야 해요. 그걸 안 하면 혼재되어서 나중에 다 문제가 돼요. 과거 미국에 힐러리가 대선 출마했을 때, 국무장관 할 때 이메일을 사적으로 썼다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됐잖아요. 공과 사는 구분을 해줘야 되는 거예요. 물론 민심을 청취하는 게 온전히 사적인 영역은 아니지만 대통령으로서는 본인의 직위, 나랏일과 관련된 일을 할 때는 정상적인 핸드폰 있거든요. 보안이 되는 걸 쓰는 게 맞죠.

윤석열 대통령이 6월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드러난 정황을 보면 민심 청취용이 아니라, 부하직원들한테 어떤 지시를 할 때 통화를 정신없이 했다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났을 거라고 보세요?

■ 이철희 / 그걸 잘 모르겠어요. 대통령 입장으로 보면 자기가 좀 아끼거나 잘 아는 사람 또는 그와 무관하게라도 저는 대통령 워딩처럼 저런 일에 무조건 사단장이 책임져야 된다고 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잘잘못을 따져서 문제가 있으면 사단장 아니라 그 위라도 책임을 물어야 되는 거죠. 우리 군은 과거에 문제가 생기면 조금 높은 사람한테 책임 묻고 빨리 끝내려고 하는 습성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 그런 행태를 나무라는 거라면 이해해요. 그러나 이 사안은 생때같은 목숨이 죽은 사안이잖아요. 나라 지키라고 보낸 군인이 그 나라에 의해서 제대로 보호를 못 받고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고 하면 그거는 다른 차원의 문제잖아요. 촘촘히 매우 엄하게 따져보고 책임을 물어야지 우리 국민들에게 ‘자식들을 군에 보내주세요’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덮어놓고 사단장을 왜 책임지라고 하느냐고 말하는 거 자체가 틀린 얘기예요. 저는 계속 의문이 드는 게 도대체 대통령이 왜 그랬을까? 그게 핵심이에요.

■ 진행자 / 내가 법사위원으로서 청문회 참석한다면, 누구에게 이 질문을 할 것 같다는 게 있을까요?

■ 이철희 / 제가 보기엔 이게 국가안보실 보고 사안일 거거든요. 그럼 보고자가 누구였냐는 거죠. 안보실 김태효 1차장, 그분의 역할이 상당히 궁금해요. 이번에는 잘 안 드러나 있던데, 저는 그분이 보고했을 것 같고 대통령한테 어떻게 보고했느냐가 제일 중요하죠. 대통령이 격노하게 만드는 보고일 수도 있잖아요.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따져서 ‘임성근 사단장이 좀 억울해 보이기는 합니다. 저희들이 조금 더 잘 따져보겠습니다’라고 보고해야 되는 사안인데 그러지 않고 ‘무리하게 이렇게 이렇게 합니다’라고 보고했다면 ‘뭐야! 전화 바꿔!’ 이러지 않았겠어요? ‘1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통령 머릿속에 ‘프레임’이 잡히는 거거든요.

■ 진행자 / 청문회에 여당이 나올지 말지도 관심사거든요.

■ 이철희 / 안 나오겠죠. 지금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바뀌면 사람들이 왜 저러냐 그럴 거 아니에요. 이종섭 전 장관이나 나머지 사람들도 아마 안 나오지 않을까요? 정부 쪽에서 ‘야 나가지 마라’ 이러지 않을까 싶은데….

■ 진행자 / 내일 초선 법사위원들의 데뷔전이기도 한데, 팁을 준다면요?

■ 이철희 / 열 내지 마세요. 열 내면 집니다. 21대 국회 법사위에서 한동훈 당시 장관을 키워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잖아요. 근데 유독 한 사람은 잘했다고 해요. 이탄희 의원이요. 그때 조곤조곤 질의 잘하고 잘 따졌거든요. 언성 높이지 않고 했기 때문에 잠재적 대선주자의 반열로 올라가 있는 게 아니냐는 거죠. 굉장히 지지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국민들이 이 사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시비는 가리고 있어요. 그걸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추궁해야지, 대뜸 성질내고 삿대질하고 이러면 화내는 쪽이 져요.

6월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의 자리에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관련 문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언급했는데, 곧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할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고 보세요?

■ 이철희 / 저는 불가피한 선택일 거라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럼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장관이 아쉬워할 것 같습니다(웃음).

■ 이철희 / 첫 번째는 그 당에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동훈 전 위원장밖에 없어요. 팬덤이라는 게 형성되는 이유가 여러 가지긴 합니다만, 상대를 굉장히 심하게 조롱하고 저주하는 사람이어야 돼요. 한동훈 전 위원장은 검찰에 있을 때부터 민주당에 끊임없이 조롱하고 야유하고 퍼붓잖아요. 그게 지지층들한테는 굉장히 심리적 위안을 주는 거예요. 지금 보수 정당은 과거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했던 경험들이 있잖아요. 박정희 대통령도 전두환 대통령도요.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힘 있는 자가 나타나서 일거에 판을 정리해 주는 방식을 학습한 경험들이 많아요. 윤석열 대통령도 그런 거 아닙니까? 법복을 입은 장군의 스타일로 대통령과 맞짱 뜨면서 큰 거 아니에요? 그게 남아 있는 거죠. 여야 관계가, 특히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의 텐션이 굉장히 고조돼 있을 때는 한동훈 전 위원장 외의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대선은 그다음 문제고 현재 상황에서는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예각화된 싸움에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을 우선순위로 꼽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저는 봐요.

■ 진행자 /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오늘 이준석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이 어깃장을 놓을 거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요.

■ 이철희 /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겠죠. 근데 힘이 있나요? 지금 그만한 힘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잘못 건드리면 도와주는 거예요. 분명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여야 될 사실은 ‘나 윤석열은 보수에서 이미 용도 폐기됐다’라는 사실이에요. 아무도 윤 대통령에게 기대를 안 해요. 사고 좀 그만 치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만 있는 거고, 그건 우리가 보수 언론을 봐도 다 그런 기조로 나오잖아요. 보수 진영은 다음 인물에 대한 기대로 모일 수밖에 없어요. 현재 인물에 실망하면 그다음을 찾게 돼 있는 게 인지상정이잖아요. 그게 지금 한동훈으로 모아져 있는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 이 현실을 부정하고 ‘안 돼’라고 말하면 더 험한 꼴 당할 수 있죠.

■ 진행자 / 지난 3월14일 저희 방송에 나오셨을 때는 “남자의 질투심이 훨씬 더 무섭다”는 말도 했는데요. 저희 방송 나오신 분들 중에는 ‘현직 대통령의 힘으로는 되게는 못해도 안 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 이철희 /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죽는 수예요. 역풍이 더 많은 카드이기 때문에 안 쓰는 게 좋습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으로서는 고민이 뭐냐, 차별화를 어떻게 할 거냐잖아요. 지난 비대위원장으로 왔을 때도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결국 못한 거 아니에요? ‘윤-한 갈등’ 어설프게 흉내 내다가 그냥 깨갱한 거 아니에요. 또 그런 실수를 반복한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건드려서 누르려고 한다고 하면 한동훈 전 위원장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이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인데, 정면 승부겠죠. 그렇다고 거기에 수긍하면 같이 삽니까? 그것도 같이 죽는 길일 수밖에 없죠. 어떻게 차별화할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을 텐데 그 차별화의 빌미를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줬다? 그럼 땡큐 아니에요? 나도 지금 저항권 차원에서 이럴 수밖에 없다는 거죠. 나쁘지 않은 구도죠. 그 싸움은 해보나마나 한동훈 전 위원장이 이겨요.

■ 진행자 / 선거 이후의 상황은 ‘윤-한 갈등’이 벌어지면 거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이길 거란 말이시네요.

■ 이철희 / 이제는 ‘한-윤 갈등’이죠. 대통령은 정치, 특히 당무에는 손 떼고 오로지 국정만 신경 쓰면 돼요. 물가도 지금 잡아야 되고 지금 저기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그러잖아요. 제가 하나 팁을 드리면,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어떻게 넘겼습니까? 민생을 잘 살펴서예요. 국민들이 그래도 쟤는 바람피우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지만 우리 먹고사는 문제는 잘해줬던 대통령이야, 탄핵까지는 하지 마 이렇게 간 거거든요. 그게 비법이었어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 진행자 / 성과를 내겠다고 했던 행보가 영일만 석유 가스전 매장 가능성 발표였습니다.

■ 이철희 / 왜 그러는 거예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우리가 경험적으로 과거 박정희 대통령 때 석유 나온다고 난리법석 떨었잖아요. 그러면 첫째, 과거에 한 번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더 신중해야 되고, 어떤 업체냐, 크로스 체크 했냐, 원래 멀쩡한 회사는 왜 철수했냐를 일종의 TF팀 같은 걸 만들어서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돼요. 그러고 나서 발표를 하든지. 그 정도 사안이면 당정 협의 같은 것도 해볼 만한 사안이거든요. 고위 당정 열어서 앞으로 프로세스를 어떻게 할 지 상의해야 하는데, 느닷없이 대통령이 나와가지고 질러버리니까 사람들이 뭐지? 하는 거예요.

■ 진행자 /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어야 순항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이철희 / 본인이 왜 정치하는지, 당대표로 뭘 할 건지를 분명히 제시를 해야 돼요. 지난번처럼 운동권 청산, 심판론 얘기하지 말고 자기 얘기해야 해요. 남 얘기하지 말고. ‘쟤 나빠요, 쟤 못 됐어, 쟤 틀렸어’ 이런 얘기가 아니라 본인들이 뭘 고칠 건지를 얘기해야 돼요. 총선에서 대패한 거 아닙니까? 여권을 어떻게 정상화하겠다는 본인의 청사진과 비전, 본인이 그리는 대한민국을 제시를 해야 되죠. 그거 없이 상대방 욕만 하는 걸로는 안 먹혀요. 이미 한 번 실패했잖아. 남들만 막 욕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그러세요? 니나 잘해라 이럴 걸요?

■ 진행자 /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김정숙 여사 관련 인도 순방을 계속 문제제기 하고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에 근무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철희 / 다 해명됐잖아요. 제가 좀 딱한 게, 좀 수세에 몰리면 공격 거리를 찾자고 해서 찾을 수는 있어요. 정치라는 게 공방이라는 게 있으니까. 기껏 찾은 게 그거예요? 상대방이 뭐라고 하니까 ‘너는 안 그래?’라고 하는데, 그게 지금 별로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이미 정치권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이잖아요. 초야에 계신 분을 현실 정치에 불러내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요?

■ 진행자 / 검찰이 김건희 여사, 김정숙 여사를 ‘동시 수사’ 한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 이철희 / 그건 구색 맞추기인 것 같은데요. 김건희 여사만 수사한다고 그러면 여권에서 난리를 피울 테니 ‘같이 합니다’라는 핑계 거리로 삼는 거라면 그 정도는 봐줄 수 있을 텐데, 진짜 등가로 놓고 한다고 하면 검찰이 비겁한 거죠.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 노래를 불렀던 게 뭡니까? 살권수, 살아있는 권력 수사잖아요. 모름지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해야지 검찰이라는 거잖아요. 지금 살아있는 권력은 누구예요? 대통령이잖아요. 그보다 더 위에 계신 분이 김건희 여사 아니에요, 어찌 보면? 제가 꼭 믿는 건 아닙니다(웃음). 어쨌든 거기에 대해 수사하는 게 문재인 정부 때 보여줬던 기개지, 그건 다 어디 가고 지금 와서 다 지나간 분들 꺼내가지고 그렇게 한다? 비겁하죠. 그게 검찰이 정치적이라는 것의 증표예요.

■ 진행자 / 그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잘 될 거라고 보세요? 대통령실 ‘여사팀’ 행정관까지는 소환 조사했다고 합니다.

■ 이철희 / 못 하겠죠. (검찰) 인사로 다 날렸잖아요. 문재인 정부 때 조국 수사니 청와대 겨냥한 울산 사건이니, 유재수 감사 건이니 수사가 막 진행 중일 때 수사하던 사람들을 인사 조치했다고 수사 방해한 거 아니냐라는 지적을 많이 했잖아요.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때 잘못됐다면 이것도 잘못된 거죠. 근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짠 포메이션을 보면 법무부 장관도 그렇고 민정수석도 그렇고 촘촘하게 그립을 행사하는 분들이에요. 이원석 총장이 그나마 막판에 좀 해보겠다고 했습니다만 임기 다 됐잖아요. 내일모레 집에 갈 사람 얘기를 누가 듣겠어요? 제가 궁금한 건, 저렇게 틀어막으면 종결되냐는 거죠. 이 정부 끝나고 난 뒤에도 문제는 살아있을 텐데, 누가 수사라도 할 것이고 뒤로 가면 갈수록 더 세게 할 텐데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대한민국 민주화의 수준이 있고 촛불 들고나와서 대통령을 쫓아내본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기 때문에 저렇게 힘으로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지가 않아요. 30년 집권하는 것도 아니고 채 3년도 안 남았는데 뒷감당 어떻게 할 것이며, 더 좁게 보면 국민의힘이 마냥 곧 집에 갈 사람을 편드느라 다음 대선 포기하겠냐? 아닐 거라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야당 이야기로 좀 넘어가 보죠. “민주당의 아버지가 이재명 대표다”라는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거기에 대해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반박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철희 / 말꼬리 잡는 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아버지 발언’에 대해 짧게 한 말씀만 드리면 그런 게 과연 이재명 대표를 도와주는 겁니까? 저는 ‘디스’라고 봐요. 지금 옆에 계시는 분들에게 감히 충언을 드린다면, 이재명 대표에게 도움 되는 발언 그리고 이재명 대표가 대표직을 잘 수행하고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두 번 세 번 생각해 보고 발언하는 게 좋겠다는 거예요. 내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발언을 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손해를 끼치면 잘한 일이 아니잖아요. 선의가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거는 무수히 많잖아요. 한때 유행했던 말이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 예요. 주제 넘게 충고 드립니다.

■ 진행자 /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를 한 번 더 하는 게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냐라는 이야기가, 친명계 의원들에서도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이철희 / 당대표를 연임하고 뭐 심지어 세 번 하고 이런 게 뭐가 문제겠어요? 그런 문제는 본질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부동의 지금 대권 주자잖아요.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예요. 그러면 공정성의 외양을 갖추는 게 중요하죠. 실제 내용은 이미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의 지위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형식적으로는 절차를 만드는 게 중요한 거예요. 공정성 시비에 안 걸려야죠. 그게 또 결과적으로 대선의 득표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그러면 도움 되는 길을 찾아보자 이거죠. 대표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저는 김영진 의원의 발언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봐요.

■ 진행자 /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계속 거론됩니다.

■ 이철희 / 제가 얘기할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 총선 전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사법 리스크로 대표를 많이 흔들었잖아요. 그때 제가 사석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사법 리스크 얘기하지 말라는 거죠. 첫째, 이 사법 리스크라는 건 여당이 만든 거 아니냐, 여권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결국 적의 편을 든 것밖에 안 된다고 제가 충언을 한 적이 있어요. 또 하나는 무죄 추정의 원칙. 대법원 판결 나기 전까지는 무죄라고 믿어야 되는 거죠. 현실적으로 재판이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당대표직을 어떻게 할 거냐, 이것도 지혜를 좀 짜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자꾸 이재명 대표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거기서부터 모든 결정이 나오도록 만들고, 그 결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토 달면 공격하고 있어요. 결국은 이재명 대표에게 부담을 지우는 거예요. 최근에 멋있는 행보를 좀 했잖아요. 21대 국회 막판에 연금 개혁 여당안 받겠다라고 결정했고, 민생지원금도 방법은 상대가 정하되 주자는 얘기도 했고, 주4일제까지 상당히 앞서가는 정책들을 툭툭 던져내고 있잖아요. 굉장히 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들을 좀 더 집중하게 만들려면, 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가지고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막으려고 하는 방패로 쓴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더더욱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방식을 당 차원에서 잘 고민해 줘야 되는데 지금은 당이 이재명 대표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앞으로 갈 길이 먼데 지금부터 에너지 낭비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22대 국회에는 다른 야당도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권주자 잠룡으로 꼽히는데요. 이 분들께도 충언을 하며 마무리 해주신다면요.

■ 진행자 / 잘하고 계시잖아요. 3석(개혁신당)과 12석(조국혁신당) 가지고도 저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건 잘하는 거죠. 긴 호흡으로 가야 되잖아요. 지금은 이준석 전 대표, 조국 대표의 개인기에 많이 의존하고 있거든요. 당분간은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당의 뿌리를 넓히는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노력과 더불어 대표의 개인기만 의지할 게 아니라 당의 리더십, 당의 정체성, 당의 노선을 가지고 평가받는 게 중요하거든요. 아직 대선까지 3년이나 남았는데 그때까지 어떻게 채워나갈 거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3년 동안은 정치권이 상당히 요동을 칠 수도 있는데 그걸 버텨내려면 그런 준비를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이철희 전 정무수석, 김민하 시사평론가, 김영화 기자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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