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 아니고 MEGA입니다…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내세운 헝가리

김나영 기자 2024. 6. 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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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보커 야노시 헝가리 EU 담당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ake Europe Great Again).”

올 하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는 헝가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연상시키는 구호를 내걸었다. ‘트럼프 닮은꼴’로 불리는 헝가리가 이를 EU 운영 기조로 내세우면서 유럽에 트럼프식(式) 자국 우선주의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AP에 따르면 보커 야노시 헝가리 EU 담당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방·이민·농업 정책 등 하반기 EU 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이 구호를 제시했다. 보커 장관은 “우리는 함께할 때 강해지지만, 다 같이 모였을 때도 각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고유의 정체성이나 이해관계보다 공동체를 우선시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구호와 비슷하다는 질문에 그는 해당 구호가 유럽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도트럼프가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어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헝가리 정부는 트럼프에게 밀착하고 있다. ‘유럽의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복귀해 동유럽 평화를 이뤘으면 한다”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 3월에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서 트럼프를 만나 친분을 과시했다.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되는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서도 서방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헝가리는 최근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불참하기로 했다. AP는 “최근 몇 년간 헝가리는 EU와 NATO에서 아웃라이어(예외적 존재)가 됐다”고 전했다.

헝가리가 의장국이 되면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앞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계속 반대하다가 지난 14일 거부권을 철회했다. 현 의장국 벨기에는 이달 말 임기 만료를 1주일 앞두고 25일 우크라이나와 첫 협상을 갖기로 했다. 보커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가입 자격이 있는지 규정대로 심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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