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7월... 극한 장마·찜통 더위 번갈아 덮친다

김윤주 기자 2024. 6. 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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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장마와 폭염이 발생했다. 사진은 20일 장맛비가 내리는 제주(왼쪽), 같은날 영상 35도를 기록한 서울.

올해 첫 장마가 제주부터 시작됐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에선 전날 밤부터 비가 내려 서귀포를 중심으로 시간당 50㎜, 누적 2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으로 치면 역대 2위로, 8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수준의 폭우”라고 밝혔다. 남쪽의 뜨겁고 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가 만나 제주도 부근에 비구름 떼를 형성하면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기상청은 첫 장마를 가져온 이번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1일 아침까지 제주 일대에 30∼80㎜, 산지에는 15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체전선은 당분간 남부 지방과 제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상청은 “22일 남부 지방과 제주에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최대 80~1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지대, 농경지의 침수 피해, 계곡과 하천 물이 갑자기 불어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24일까지 남부 지방과 제주에 장맛비가 내린 뒤, 27일 이후로는 충청권까지 장마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지방에도 장마가 본격화될 다음 달부터는 한반도 일대 극한 장마와 극한 폭염이 번갈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7월은 평년(최근 30년)보다 덥고 비는 더 많이 올 가능성이 높다. 7월 초와 7월 말에는 기온과 강수량 모두 평년과 같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중순에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시기에 따라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올여름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주변으로 고기압이 커질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온난화 영향으로 올해 서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부근에는 ‘고기압 인큐베이터’가 형성됐다. 고기압 영향권에는 날씨가 맑아져 일사량이 늘어나고 기온을 끌어올리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에 내리는 비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가 와도 후덥지근하다”며 “여기에 올해는 고기압이 성장할 조건까지 갖춰져 기온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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