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들불축제 윤곽 나왔다…“빛과 조명으로 오름 불놓기 대체”
[KBS 제주] [앵커]
오름 불놓기가 사라진 새로운 들불축제의 윤곽이 나왔습니다.
빛과 조명을 활용해 새별오름의 불을 표현하고, 캠핑과 락페스티벌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름 불놓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민 반발도 구체화되고 있어 들불축제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강탁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별오름을 따라 일렁이는 불꽃이 장관인 들불축제.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4년 만에 다시 개최됐지만 전국적인 산불 상황 탓에 오름 불놓기 등 핵심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녹색당이 오름에 불을 놓는 행위가 기후변화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축제의 존폐 여부를 두고 숙의형 정책 개발을 청구했고, 그 결과, 오름 불놓기를 대체할 생태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불 없는' 들불축제가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들불축제의 새로운 방향 정립을 위해 시민기획단 운영과 전국 콘텐츠 공모를 진행한 끝에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인 오름 불놓기는 폐지하는 대신 빛과 조명 등을 활용해 가상으로 불꽃을 구현하기로 했습니다.
달집태우기 행사는 소규모로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들불축제의 명칭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다만 시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캠핑과 푸드트럭, 락페스티벌 공간 등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강병삼/제주시장 : "많은 시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해 제주들불축제에 대한 기대는 배가 되고, 축제에 대한 우려는 종식시켜 나가겠습니다."]
반면 애월읍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오름 불놓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도민과 관광객들에 사랑받아온 제주 고유의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겁니다.
도민 천9백여 명의 서명을 받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발의를 위한 청구인 명부를 도의회에 제출해 놓고 수리, 심의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성진/애월읍 봉성리장 : "저는 제주시장이 들불축제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생각해요. 절차와 방법에 따라서 조례를 발의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들불축제 지원 조례안이 수리돼 도의회 상임위에서 다시 논란이 되면 '불 없는' 들불축제를 처음으로 시도할 차기 제주시정의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영상편집:김영훈
강탁균 기자 (takta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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