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람 모아…‘그린수소 버스’ 달린다
하루 50대 충전 가능 용량 생산
현재 5대…연내 20대 운행 계획
“수소 차량 찾아오면 무료 주입”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웃돈 지난 19일 낮 1시. 제주는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지 않았다. 제주 동쪽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인 구좌읍 월정해수욕장 옆 행원 해안가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파도가 잔잔한 바다에서는 해녀들이 물질하고 있었고, 행원 인근의 풍력발전기 날개는 천천히 돌아갔다. 풍력발전기에서 나온 전력 일부는 제주에너지공사 ‘탄소 없는 섬(CFI) 미래관’ 옆에 있는 그린수소 생산·저장시설로 흘러가 수소를 만드는 데 쓰인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를 말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무탄소 수소’로도 불린다. 제주도는 지난해 정부 지원을 받아 행원에 3.3㎿(메가와트)급 생산·저장 시설을 구축했다. 이 시설에서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약 16㎞) 떨어진 조천읍 함덕에는 그린수소 충전소를 마련했다. 행원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튜브 트레일러에 담겨 함덕 충전소로 옮겨진다.
함덕 충전소에서 수소를 채운 그린수소버스는 지난해 10월23일 시민을 태우고 처음 도로를 달렸다. 국내에서 그린수소가 상용화한 첫날이었다. 현재 제주에서는 그린수소 버스 5대가 운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다음달까지 9대로 늘리고, 올해 안으로 2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의 최대 생산 용량은 하루 1t이다. 수소버스는 수소 35㎏을 주입할 수 있는데, 수소가 바닥나기 전 매번 약 20㎏씩 주입한다. 대략 계산해보면, 하루 동안 풍력발전기 3대가 돌아가면 400㎞를 가는 노선버스 50대를 충전하는 수소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행원에서 이동해 함덕 충전소에 도착하자 ‘지잉, 치킥’ 같은 기계음이 연속적으로 들렸다. 튜브 트레일러에 실려온 수소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천연가스처럼 수소도 액화로 운송하면 가장 효율적이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상용화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기체 상태로 압축하는데 튜브 트레일러에는 약 200bar(바)로 압축돼 담긴다. bar는 기압 단위로, 해수면 근처에서 측정한 일반적 대기압이 1bar다. 함덕 충전소는 수소를 2회 압축해 약 870bar로 보관한다.
버스 1대를 완충하는 데는 약 30분이 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넥쏘는 약 5분이면 가능하다고 현정헌 함덕그린수소충전소장은 설명했다. 충전 비용은 무료다.
고 과장은 “찾아오시면 무료로 주입해주고 있다”며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그레이 수소’도 ㎏당 1만원가량 한다. 오는 9월 이후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제주 |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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