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PEC 정상회의 ‘경주’서 열린다
경북 경주시가 내년 열리는 제3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개최지로 사실상 결정됐다.
APEC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20일 제4차 회의를 열고 경주시를 개최 도시로 건의하기로 의결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선정위원들은 그간의 토의 및 평가에 기반해 국가 및 지역 발전 기여도, 문화·관광자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성을 보유한 경주시가 APEC 개최를 위한 최적의 후보 도시라고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4월 경주시와 인천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3곳이 APEC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선정위는 APEC 정상회의 유치 목적과 기본계획의 우수성, 국제회의 및 도시 여건, 정상회의 운영 여건, 국가 및 지역 발전 기여도 등 4개를 평가 기준으로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3개 후보 도시의 유치 신청서, 현장실사 결과, 후보 도시의 유치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주시를 건의키로 했다.
선정위는 장관회의와 고위관리회의(SOM) 등 APEC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주요 회의를 인천시와 제주도에서 분산해 개최하는 방안도 함께 건의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국은 2025년 APEC 의장국으로 올해 말 비공식 고위관리회의를 시작으로 2025년에 200회 이상의 각급 APEC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이번 건의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준비위도 선정위의 건의안을 최대한 존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가 APEC 정상회의의 개최지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경주지역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경주 시민들은 인천, 제주 등 광역지자체를 제치고 기초자치단체인 경주가 승리했다며 기뻐했다. 하명옥씨(61)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뽑힌 게 경주”라며 “대도시인 인천을 제치고 경주가 선정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명환씨(51)도 “마을 어르신부터 꼬마들까지 APEC 유치를 위해 모두 발 벗고 나선 보람을 느낀다”며 “세계 각국 정상들이 불국사·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점을 보유한 천년고도 경주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손명락씨(44)는 “아무래도 큰 행사를 유치한 만큼 지역 경제가 좋아지지 않겠나”라며 “관광도시인 만큼 이번 APEC 정상회의 유치로 관광산업도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완·김현수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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