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해양 AI솔루션으로 금맥 캔다
포스코·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선사 181척에 공급
AI가 최적 운항경로 제공
항해중 탄소배출 최소화
2027년 1만척에 공급 목표
HD현대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해양 탈탄소·운항 솔루션 '오션와이즈'가 공급처를 속속 확대하며 순항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선사뿐만 아니라 공급망 탈탄소화가 긴요해진 화주도 앞다퉈 도입에 나서는 것이다.
20일 HD현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월 대형 화주인 포스코를 시작으로 현대글로비스, 한국중부발전, 중형 컨테이너 선사 등 총 12개사에 오션와이즈 서비스를 공급했다. 벌크선·컨테이너선 등 서비스가 적용된 선박 수는 181척에 달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내부적으로 정한 올해 공급 목표치인 500척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AI·빅데이터 기반의 탈탄소 운항 솔루션인 오션와이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선박 디지털 제어·플랫폼(SDV)' 사업의 핵심 서비스다. 위치 기반 서비스인 오션와이즈는 AI 알고리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예측하고, 연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항 경로를 제공해 탄소 배출 저감을 돕는다. 오션와이즈를 미래 그룹 비전으로 거론했던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오션와이즈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오션와이즈가 주목받는 것은 우선 해운 시장에 불어닥친 글로벌 환경 규제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선박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가 대표적이다. CII는 연료 사용량과 운항 거리 등을 바탕으로 5000t급 이상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A부터 E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E등급을 받거나 3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선박은 운항에 제한을 받는다.
오션와이즈는 선주사가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CII 등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에 가입된 선박을 운항하는 선사들은 해당 선박이 CII 규제상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진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선사뿐만 아니라 공급망 영역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스코프3) 관리가 필요한 화주들도 오션와이즈를 눈여겨보고 있다. 별도 하드웨어(HW)가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에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9년부터 자사 스마트선박 솔루션 'ISS'와 선박 기기 통합 관리 솔루션인 'HiEMS'를 통해 선박 운항 관련 데이터, 선박 기기 정보를 AI로 분석한 뒤 최적 운항 경로와 기기 상태 분석 자료를 선사에 제공해왔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센서와 데이터 수집·통신 장치뿐만 아니라 저장을 위한 서버까지 선박 내에 설치해야 해 비용에 민감한 선사들에 부담이 됐다. 클라우드 기반인 오션와이즈는 서비스 대상 선박과 유사한 선형·선령 정보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구현한 AI 모델링에 실제 선박의 기본적인 운항 데이터만 반영해 정확도를 스스로 높인다.
선사와 선주사에서 운항 데이터 제공 동의를 받으면 소프트웨어만으로 탈탄소 운항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오션와이즈는 소프트웨어만으로 탄소 배출량 관리가 가능해 선사뿐만 아니라 화주도 큰 비용 없이 도입할 수 있다. 적용이 가능한 고객층이 더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500대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1만대의 선박에 오션와이즈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선박 탈탄소·디지털화 흐름에서 관련 시장이 점점 커져가는 추세 속에 해양 솔루션 분야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트랜스패런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 디지털 전환 관련 시장은 2022년 1677억달러(약 231조원)에서 2031년 3677억달러(약 508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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