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와 카미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그림책]
모네의 하나뿐인 양산
류하오 글·그림 | 김여진 옮김
피카주니어 | 36쪽 | 1만5000원
클로드 모네(1840~1926)는 ‘인상주의’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인상주의라는 말 자체가 모네의 1874년작 ‘인상, 해돋이’에서 유래했다. 애초 인상주의란 모네의 그림을 비판하며 사용된 용어였으나, 이후 르누아르, 드가, 세잔 등 일련의 화풍을 묶는 긍정적인 의미로 활용됐다.
모네는 장수했지만 그의 뮤즈 카미유는 그렇지 못했다. 카미유는 32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이후 모네는 재혼했으나 평생의 뮤즈는 오직 카미유였다. 1875년 선보인 ‘양산을 쓴 여인’ 모델이 카미유였고, 이 모티브는 카미유 사후에도 모네의 그림에 등장했다.
<모네의 하나뿐인 양산>은 모네와 카미유의 사랑을 담았다. 카미유가 황혼 녘 양산을 쓰고 걷는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와 카미유는 양산을 타고 하늘로 솟구친다. 하늘에서 별처럼 반짝이던 카미유는 지상으로 떨어진다. 다행히도 카미유는 수련이 가득한 연못에 내려앉는다. 카미유는 양산을 타고 바다로 흘러간다. 떠오르는 태양 빛에 물든 작은 항구가 아름답다.
카미유는 건초 더미 사이에서 그림을 그리던 남자를 발견한다. 카미유가 남자에게 양산을 빌려주려 하자, 남자는 “당신이 바로 내 하나뿐인 양산이에요”라고 말한다.
카미유의 환상적인 모험 과정에서 모네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카미유가 양산을 들고 모험을 한다는 것부터 ‘양산을 쓴 여인’을 연상케 한다. 카미유가 내려앉은 연못은 모네 만년의 대작 ‘수련’을, 카미유가 양산을 타고 도착한 항구는 ‘인상, 해돋이’를 닮았다.
모네의 명작이 탄생한 과정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묘사했다. 모네와 카미유는 젊은 시절 이별했지만, 이 그림책 속에서는 영원한 사랑을 이어간다. ‘피카 예술 그림책’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출판사 측은 건축, 문학, 무용, 미술, 영화 등 각 분야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만나 보는 그림책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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