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종차별과 싸우던 목소리 침묵하라고?"…손흥민 용서→우리는 하나·우리는 형제→토트넘 침묵 깨→그들만의 용서와 화해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향해 역겨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그 후폭풍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 수록 힘이 커지고 있었다. 침묵하고 있는 토트넘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의 방송에서 손흥민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 "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발언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벤탄쿠르는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고, 결국 꼬리를 내렸다. SNS를 통해 급하게 사과했다.
벤탄쿠르는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주기를 바란다. 사랑해 내 형제!"라고 고개를 숙였다. 24시간 짜리 사과였다. 여기서 끝났다. 더 이상 어떤 대처도 없었다.
이 내용은 영국의 거의 모든 언론들이 보도했다. '더선', '데일리 메일', '텔레그라프', '기브미스포츠' 등이 충격적인 사건을 보도했다. 그리고 유력지, 정론지인 'BBC', '가디언', '로이터'도 보도했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이라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을 보도했다. 스포츠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유력지들이 모두 보도한 것이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벤탄쿠르를 감쌌다. 침묵이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하고 있다. 언론이 지적했고,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영국의 시민단체인 '킷잇아웃'도 손흥민 관련 상당 제보를 받고 있다며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이미 토트넘은 진정성을 잃었다. 이미 늦었다. 그들은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런 비난 여론이 최고조로 향하는 시점에서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이 공개적으로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손흥민은 일이 더 커져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벤탄쿠르와 대화를 했으며 그가 실수를 했고 그도 이를 안다. 그는 내게 사과했다. 벤탄쿠르가 무언가를 공격적으로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우리는 형제다. 그리고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프리시즌에 다시 만나 팀에서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자 토트넘도 드디어 침묵을 깼다. 토트넘은 "다양성, 평등, 포용 목포에 따라 모든 선수들을 위한 추가 교육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주장인 손흥민이 이 사건에 대해 선을 그을 수 있다고 느끼고, 앞으로 팀이 새로운 시즌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다양하고 글로벌한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우리 클럽, 경기, 더 넒은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팀 동료가 팀 등료에게 차별을 했는데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토트넘이다.
그들만의 용서, 그들만의 화해다. 우리는 하나, 우리는 형제다. 그들만의 아름다운 사건 정리로 인해 손흥민을 위해 싸우던 주변의 목소리는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 사태를 바로 잡으려는 주변의 노력 역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인종차별과 싸우는 목소리, 토트넘의 강력한 징계를 원하는 목소리가 침묵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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