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식어버린 타격감, 김하성의 ‘어썸킴 모드’는 언제쯤 나오나
호수비로 연패 탈출에 기여하긴 했지만, 방망이는 또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공수에서 극과극의 모습을 보였다.
김하성은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 경기에 6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상대 선수 실책으로 한 차례 출루해 홈까지 밟아 득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타격은 여전히 부진했다. 김하성의 타율은 0.217까지 떨어졌다.
이날 김하성은 필라델피아의 왼손 에이스 레인저 수아레스를 상대로 고전했다. 수아레스는 이날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성적을 10승1패 평균자책점 1.75까지 끌어올렸다.
김하성은 2회초 수아레스를 상대한 첫 타석에서 낮게 떨어지는 74.5마일(약 119.9㎞) 커브에 속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꽉차는 90.5마일(약 145.6㎞) 싱커를 공략했으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리고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오리온 커커링의 몸쪽 94.8마일(약 152.6㎞) 싱커를 받아쳐 3루 땅볼로 물러났다.
김하성은 팀이 2-1로 앞선 8회초 1사 1·2루에서도 필라델피아의 불펜 투수 세란토니 도밍게스를 상대로 3루 땅볼을 쳤다. 하지만 크게 원바운드된 공을 필라델피아 3루수 알렉 봄이 놓치는 실책을 범해 1루까지 살아나갔다. 그리고 이어진 카일 히가시오카의 싹쓸이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5-2로 승리하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수비로 힘을 보탰다. 특히 2-1로 앞선 7회말 1사 후 라파엘 마찬의 안타성 땅볼 타구를 정확한 위치 선정에 이은 안정적인 포구로 잡아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타격에서 살아날듯 살아나지 않는 것이 김하성의 고민이다.
김하성의 6월 행보는 그야말로 ‘널뛰기’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6월 첫 11경기에서 김하성은 타율 0.278, 출루율 0.400, 장타율 0.583에 2홈런 10타점으로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는 타율 0.105, 장타율 0.158에 1타점을 올리는데 그치며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김하성은 커리어하이를 찍은 지난해에도 5월까지 주춤했으나 6월에 타율 0.291을 찍으며 회복세를 보이더니, 결국 7월에 타율 0.337, OPS 0.999를 찍으며 화려하게 타올랐다.
올해 역시 6월 시작과 함께 타오르며 지난 시즌을 재현하는 듯 했으나, 방망이에 붙은 불이 순식간에 꺼진 모양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김하성이지만, 이런 모습을 반복하면 시즌 전 평가받았던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은 힘들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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