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20% 적금' 오픈런 했는데… '미끼상품' 투성이

박미영 2024. 6. 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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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적금을 부었던 A씨는 만기 후 입금된 금액을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적금이 제공하는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너무나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지적과 더불어 대부분 납입 한도가 적게 설정돼 만기 후 소액을 돌려받다 보니 실상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빗발친다.

이 적금은 정상 납입 기준 매월 1개의 씨드를 제공하며 랜덤으로 제공된 씨드가 행운의 슈퍼씨드여야 연 10.0%의 우대금리를 더해 13.6%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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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판 경쟁 가열… 소비자들 불만
iM뱅크, 시중銀 전환 기념 ‘20% 금리’ 상품
납입한도 적고 만기 제한… 이자 4만원대
전북은행, 추첨 통해 10% 우대금리 적금
당첨확률 0.2%… 대부분 기본금리 적용
은행권 “고금리 내세워 마케팅 방법 이용
우대금리 조건 등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6개월간 적금을 부었던 A씨는 만기 후 입금된 금액을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금리가 연 10%라고 해 가입했는데 예상보다 너무나 적었던 탓이다. 적금을 판매한 은행에 문의한 그는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제야 가입 이전 6개월간 해당 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 사용 실적이 있어서 우대금리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자세한 조건을 확인 못 한 내 잘못도 크지만, 기본 금리가 3%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속았다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사진=iM뱅크 제공
‘고금리 막차’ 수요가 높아지고 은행권 특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은행이 내세우는 고금리 적금 상품이 실상은 ‘미끼’라는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적금이 제공하는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너무나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지적과 더불어 대부분 납입 한도가 적게 설정돼 만기 후 소액을 돌려받다 보니 실상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빗발친다. 특히 몇몇 상품은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의 최고 금리만 강조해 보다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iM뱅크(구 대구은행)는 최근 최고 연 20% 금리를 제공하는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기념으로 내놓은 이 상품은 ‘오픈런’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3% 초중반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이 같은 반응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권도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달 3.67%에 그쳤다.

고금리에도 만기 후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4만원대에 불과하다. 납입 가능 금액은 한 번에 100∼5만원에 불과해서다. 1일 1회 납입으로 모두 60회까지 불입할 수 있다. 매일 최대 5만원씩 60회를 납입해 최고 금리 20% 적용받으면 원금 300만원에 대한 세전 이자는 5만137원이다. 이자소득세 15.4%를 제하면 4만2416원이 된다. 이를 받기 위해서는 60일 동안 토·일·공휴일도 빼놓지 않고 매일 자동이체가 아닌 온라인으로 직접 납입해야 한다.
추첨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도 있다. 전북은행의 ‘JB슈퍼씨드적금’이다. 이 적금은 정상 납입 기준 매월 1개의 씨드를 제공하며 랜덤으로 제공된 씨드가 행운의 슈퍼씨드여야 연 10.0%의 우대금리를 더해 13.6%를 제공한다. 1년 만기 동안 최대 11개의 씨드를 받을 수 있지만, 슈퍼씨드는 매월 500명 중 1명꼴로 무작위로 제공된다. 확률로 따지면 납입자가 슈퍼씨드를 뽑을 확률은 겨우 0.2%이다. 결국 대다수의 납입자는 기본 금리 3.3%에 만족해야 한다.

하루 1만보 이상 걸어야 연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 18세 이상 39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신한은행 ‘청년처음적금’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는다. 데일리 워킹 적금은 마케팅 동의에다 만보기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데, 하루에 납입 가능한 최대 금액은 1만원이고 6개월 만기 상품이라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최대 수령액은 190만원가량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고금리 적금은 ‘최고 금리’를 앞세워 은행의 인지도를 높이고 월간 활성 온라인 사용자(MAU) 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방법의 하나”라며 “미끼상품을 피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얼마인지, 불필요한 추가 서비스 가입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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