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발전특구' 경북 등 8개 시도 지정…尹 "지방시대 새 도약"(종합)
신설 사업장에 법인·재산세 5년 전액 감면 등 세제 혜택
尹 "지방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지역들 선의 경쟁, 선순환 구조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정부가 경북을 비롯한 광역 시도 8곳을 첫 번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경북 외에 전남, 전북, 대구, 대전, 경남, 부산, 제주가 포함됐다.
정부는 이들 특구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신설하는 기업들에 대해 상속세, 법인세, 재산세 등 세제 혜택을 전향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0일 경북 포항시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이같이 1차 기회발전특구 지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에 대규모 투자가 유치될 수 있도록 지방 정부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세제·규제 특례 등을 지원하는 제도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이 직접 설계하고 주도하는 최초의 지방주도형 특구라는 점에서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도약대가 될 것"이라며 "올해 2월 지정한 교육발전특구에 이어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정책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우선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기업 상속 공제 대상을 연 매출 5천억원 미만에서 1조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공제 한도도 최대 6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기회발전특구 내에서 창업 또는 신설되는 사업장은 5년간 법인세를 전액 감면하고, 그 이후에도 2년간 50%를 감면한다. 창업·신설 사업장의 사업용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도 5년간 전액 감면하고 이후에도 5년간 50%를 감면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찾았던 보스턴 클러스터 사례를 꺼내며 "이처럼 날로 치열해지는 기업 유치전에서 지역이 승리하려면 다양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발전특구가 지방 산업 육성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이 각자 판단하는 비교 우위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하는 가운데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어촌이 협력을 강화하게 되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이 어디에 살든 모든 삶의 영역에서 공정한 기회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기회발전특구와 교육발전특구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지역의 인재가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고,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의 성장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기회발전특구 지정 지역 중 이날 회의가 열린 경북의 경우 이차전지 소재기업 등이 투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자체 8곳이 앵커기업(특정 산업이나 지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기업)과 함께 기회발전특구를 신청했는데 투자 규모가 총 40조원에 달한다"며 "모든 분야가 우리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회발전특구의 다양한 혜택과 지원을 토대로 기업들이 투자하면 지역 경제에 활력이 생길 뿐 아니라 주민들도 빠르게 성장과 발전의 혜택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열심히 뛰는 지역일수록 더 큰 발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고, 지역이 발전해 경쟁력이 커지면 그 총합이 바로 국가의 발전이고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기회발전특구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며 "현장을 찾아가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가 없는지 살피고, 문제가 있다면 즉각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1차 기회발전특구를 신청했으나 보완 요청으로 지정되지 못했거나, 신청하지 않은 지역에는 "향후 더 좋은 투자 모델로 도전해 특구의 다양한 혜택과 지원을 받아 지역 발전 동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포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포항이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의 획기적 도약을 이끈 산업화의 성지"라며 "포항에서 일으킨 제철보국(製鐵報國)의 기적이 우리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어 한강의 기적까지 이뤄낼 수 있었고, 포항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전벽해 혁신을 일으킨 바탕에 불굴의 도전을 이끈 위대한 리더십이 있었다"며 포스코 창립자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1968년 포항제철 건설 당시 '성공하지 못하면 바다에 빠져 죽자'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처한 저출생과 인구절벽,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의 국가적 비상사태를 극복하려면 바꿀 수 있는 이런 불굴의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며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절박함으로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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