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메탈슬러그 팬들을 위한, 아니라면 조금 난감한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화요일에는 구작 중 즐길만한 게임을, 목요일에는 신작, 혹은 그에 준하는 업데이트가 있는 게임을 선정해서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그리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SNK CORPORATION의 '메탈슬러그 어택 리로디드' 입니다. [편집자 주]
1996년 네오지오용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 처음 출시된 '메탈슬러그'는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도트 그래픽에 다양한 무기, 아기자기한 액션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난이도는 비교적 높은 편으로 게임센터(오락실)에서 원코인 클리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지만, 많은 이들의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이후 인기를 몰아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되며 원작과 같은 횡스크롤 액션으로만 총 9편(1~7, X, XX)이 출시됐다. 휴대용 게임기 버전과 모바일용으로까지 출시된 제품을 포함하면 10편이 넘는다. 세계관은 2차 세계대전을 연상하게 만드는 1편에서 나중에는 외계인의 침공으로까지 확대됐지만,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탈슬러그 어택 리로디드'는 이같은 시리즈 중 최신작으로 본작인 횡스크롤 액션이 아닌 타워 디펜스 장르로 만들어졌다. 즉, 아군과 적군이 동시에 전장에 출현, 계속해서 유닛을 만들고, 적 본부를 무너뜨리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같이 설명하면 단순하지만, 상당한 수의 아군을 잘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제법 전략적인 면이 있는 것이 타워 디펜스 장르다. 초기에는 약하지만 빠르게 생산이 가능한 유닛을 내세워 선제적으로 전장을 압도하고, 소위 '몸빵'을 할 수 있는 유니트를 생산한 뒤 공격력이 강한 유니트를 후속으로 내세워 적 본진까지 몰아붙이는 것이 이 장르의 기본 공식이다.
이 장르는 조작이 모바일에 최적화 돼 있어 주로 모바일 장르가 많이 출시됐으며, 닌텐도 3DS와 같이 들고 다니면서 가볍게 즐기기 좋다. 메탈슬러그 어택 리로디드 역시 실제로 즐겨본 결과 스위치나 스팀덱 등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할 수 있는 방식의 게임에 추천할 수 있다.
메탈슬러그의 타워 디펜스 작품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2014년 5월 출시된 '메탈슬러그 디펜스'다. 당시 모바일 용으로 출시됐는데, 제법 평가가 좋았으며, 'SNK 역사상 최고의 인기작'으로 꼽는 이들도 있었다. 당시 한글도 지원해 국내에서도 호평받았다. 이 게임은 PC로도 이식됐으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이후 2016년 다시 한번 모바일로 '메탈슬러그 어택'이 출시됐다. 역시 전작과 유사한 형태로 출시됐으며, 전작 만큼은 아니지만 유저들의 호평을 받다가 2023년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참고로 당시 업계에서는 SNK의 모바일 사업 철수와 함께 종료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메탈슬러그 어택 리로디드는 '메탈슬러그 어택'의 개선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바일을 제외하고,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4·5, X박스, PC(스팀) 등 거의 모든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참고로 기자는 스팀 버전을 받아 진행했는데, 나머지 버전 별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게임에 진입하면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이 BM(비지니스 모델)이다. 모바일과 달리 추가 과금 요소가 없어졌기 때문에 게임을 쭉 진행하면서 모이는 재화만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뽑기 요소는 그대로 있어 운이 제법 필요한 게임이 됐다.
그래픽은 도트 그래픽에 거부감이 없는 이라면 대부분 만족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도트로 만들어진 유니트들이 꿈틀대면서 움직이는 모습은 메탈슬러그 팬이라면 누구나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전작의 팬 입장에서 게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작들의 스프라이트를 알뜰하게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그래픽을 도입한 것보다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 지역의 마지막에는 거대보스가 나오는데 제법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메탈슬러그를 재미있게 했다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그래픽이다.
스토리는 메탈슬러그 전통의 방식과 비슷하게 모덴 원수와 대립하면서 시작한다. 베트남에서 시작하면서 전세계에서 모덴군을 물리치는 것이 주된 진행이다.
전작 메탈슬러그 어택을 해 본 이라면 게임 자체는 매우 익숙하다. 거의 그대로 이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존에 비해 유니트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후 DLC(다운로드 콘텐츠)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예측을 해 볼 수 있다.
전작을 해 본 이가 아니라면 유닛은 뽑기가 열리면서부터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점에 당황하게된다. 일반적으로 PC나 콘솔 버전은 스테이지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 유니트가 제공되는데, 이 게임은 뽑기로 초기부터 수십개의 유니트가 나오다 보니 도대체 어떤 유니트를 이용해야 게임을 수월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지 난감해진다.
전체적으로 300개 이상의 유니트가 등장한다고 하는데, 나중에는 어떤 유니트를 사용할지도 난감해질 것으로 보일 수준이다. 여기에 정규군과 모덴군, 우주군 등의 5개 소속군으로 나눠져 있는데, 메탈슬러그 전작을 다 해 봤다고 해도 구분해서 활용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오리지널 신규 캐릭터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 쌓여있는 유니트들을 보면 정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당연히 일일이 사용해 보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뽑기로 공급되다보니 운 요소로 인해 어려움이 더욱 상승한다. 대충 형태를 보고 이런 용도가 아닐까 짐작해 보는 수밖에 없다. 기자의 경우 비행 유닛이 늦게 나와서 초반에 많은 고생을 했다.
게임에 진입하면 일반적인 디펜스 게임과 큰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일정 시간마다 메탈슬러그가 등장해 적 진지에 타격을 준다는 점 정도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꽤 높은 난이도다. 추가 과금이 필요 없어지면 보통 난이도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게임은 모바일 버전의 난이도를 그대로 가져온 듯해 첫 스테이지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게다가 지역 별로 넘어 갈 때마다 한 번씩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초기 지역인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부터 장벽에 봉착하면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을 꺼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때문에 게임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려면 꽤 반복작업, 즉 소위 '노가다'가 필요한데, 다행히 자동 요소가 있어 게임 시작 뒤 우측 상단에 'AUTO'와 스피드업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게임이 클리어 된다. 이를 통해 한번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여러 번 클리어 하다보면 재화가 쌓이고, 요령도 생긴다.
즉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처럼 게임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설정해 놓은 유닛들이 등장해 싸우는 것을 보고, 전략을 다시 짜거나 전 스테이지로 돌아가 스펙을 올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이 게임의 운영 방식이다. PC의 경우 창 모드로 게임을 켜 놓고 화면의 반절 이하로 줄여 놓은 뒤 유튜브라도 보면서 게임을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PC·콘솔용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거의 배려가 없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플레이스테이션을 TV에 연결해 놓고, 큰 화면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위치를 핸드헬드 모드로 사용하거나, PC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켜 놓고 즐기기 등의 방식이라면 제법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메탈슬러그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게임이지만, 전작에 관심이 없고, 그냥 타워 디펜스 게임을 즐기려고 구입했다면 난감해지기 쉬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행히 가격이 그리 높지 않으니 메탈슬로그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구입해도 후회는 하지 않겠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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