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멀어지나 봐…' 캐나다 흙수저, 아득한 내 집 마련의 꿈[통신One]

김남희 통신원 2024. 6. 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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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유, 대도시에서는 22년 걸려
부동산 소유 부모의 자녀들, 주택 소유 가능성 2배 높아
최근 캐나다 젊은이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부모의 경제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 2024.06.19/<출처: 캐나다 통계청>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스스로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한다? 캐나다인들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한 후 스스로 돈을 모아 집을 샀던 시대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캐나다에서 주택 구매는 젊은 세대에게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주택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캐나다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에 태어난 주택 구매자들이 소유한 부동산 6개 중 1개가 부모와 공동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나다의 젊은이들도 이제 부모의 재정적 지원 없이는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1년 기준, 첫 주택 구입자의 약 30%가 가족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으며, 이는 2015년의 20%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부모의 도움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 심화하면서,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이가 주택 소유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캐나다 주 및 준주별 성인 자녀가 소유한 부동산의 비율. 2021년 조사 (퀘백 및 서스캐처원 제외) 2024.06.19/ <출처 : 캐나다 통계청>

요즘은 집값 상승과 경제적 불평등이 주택 구입의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젊은 성인이 평균 주택 가격의 20%를 모으려면 5년간 일해야 했지만, 오늘날에는 평균 17년,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온타리오주에서는 22년이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CBC와의 인터뷰에서 29세의 크리스티앙 강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겨우 콘도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분야에서 괜찮은 보수를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높은 집값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큰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려웠다. 그의 경우는 부모의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주택 소유가 불가능했을 상황을 보여준다.

30대 키린 윌리엄스와 그녀의 아내도 마찬가지로 학자금 대출 상환과 높은 생활비로 인해 주택을 구입할 방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윌리엄스는 "우리 부모님은 노동자 급여로도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우리는 같은 급여로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이들의 사례는 부모의 재정적 지원 없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부모의 재정 지원 없이 집을 구매한 젊은이 중 일부는 2~3개의 일을 병행하며 돈을 모았다. 캘거리에서 최근 주택을 구입한 29세의 매튜 부스는 가족의 재정적 지원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낮에는 호텔 업계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레스토랑에서 부업을 하며 저축했다. 그의 사례를 보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없는 경우 주택 구입을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부모가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 자녀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은 대출 신청 시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금리도 낮출 수 있다. 또한 자녀들은 주택 구매자 프로그램에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모의 집 소유는 집 관리 및 유지비용을 절감하게 해주어 자녀들이 더 많은 자산을 집에 투자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캐나다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 중 부모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그들이 2021년에 집을 소유할 확률은 두 배나 더 높았다. 또한, 다중 부동산을 소유한 성인 자녀들은 다중 부동산이 없거나 하나만 소유한 성인 자녀들보다 주택 소유자가 될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중 부동산을 소유한 성인 자녀들은 주택이 없는 자녀나 단일 부동산을 소유한 자녀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소득을 가지고 있다. 부모의 부동산 소유와 성인 자녀의 주택 소유 가능성 사이에는 성인 자녀의 소득, 나이, 거주 지역이 일정할 때 긍정적인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특히 부모의 부동산 소유가 연간 개인 소득이 8만달러(약 8,000만 원) 미만인 성인 자녀들에게 큰 도움이 됨을 나타낸다.

성인이 되면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 스스로 재정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캐나다의 경제 교육의 하나로 여겨졌다. 과거에는 부모 세대들도 자신의 노력으로 집을 구입하고, 자녀들에게도 이와 같은 경제 교육을 실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금리 상승, 임대료 상승, 물가 상승 및 낮은 취업률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경제적 자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캐나다 사회는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제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서 젊은 세대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제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것은 점점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으며, 여전히 금수저는 사회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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