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속도 내는 최태원… SK 오너家 역할론 주목

장우진 2024. 6.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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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태원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한 '리벨런싱' 전략이 그룹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SK그룹은 수백개가 넘는 계열사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집결시키고, 반도체·통신-에너지-바이오를 핵심 축으로 하는 조직 최적화 작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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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핵심
최적화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12월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태원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한 '리벨런싱' 전략이 그룹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SK그룹은 수백개가 넘는 계열사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집결시키고, 반도체·통신-에너지-바이오를 핵심 축으로 하는 조직 최적화 작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일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이혼 소송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경영전략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친동생인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계열사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인 만큼, 사업재편의 큰 그림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일부 계열사들은 사업재편이 진행 중이다. 중간 지주사 격인 SK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SK렌터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는 매각 자금을 인공지능(AI)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데 집중적으로 투자해 2026년부터 비약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매각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거나, SK온을 SK엔무브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 등이 나오고 있다. 2021년에는 SK지오센트릭 매각설이 떠돌기도 했다.

SK그룹은 이번 리밸런싱 작업으로 산재해 있는 계열사의 역량을 집결해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SK그룹은 2019년 SKIET, 2021년 SK온·SK어스온 등이 SK이노베이션에서 잇따라 물적분할하는 등 경쟁사에 비해 계열사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평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조사 결과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219개로 삼성(63개), 현대차(70개), LG(60개)를 크게 웃돈다. 작년말 사업보고서 기준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계열사 수는 859개(상장 21개, 비상장 838개)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이번 리밸런싱 작업을 통해 크게 반도체·통신-에너지-바이오 등으로 사업군을 재정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그룹은 작년말 인사에서 그룹 2인자격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를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의장에게 맡겼고, 이달 초에는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에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전 SK온 수석부회장을 선임하는 등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편,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위자료에 재산분할까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는데, 이는 항소심 판결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약 2조929억원)의 3분의 2를 매입할 수 있는 규모다.

최 회장 측은 21일께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인데,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일각에서 제기하는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위협 현실화 우려에 대해 "이번 일 외에도 저희는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다"며 "적대적 인수합병과 같은 위기로 발전하지 않게 예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설사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충분히 막을 역량이 존재하는 만큼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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