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로봇 그 이상… 'AI 두뇌' 가진 휴머노이드 개발 각축전 [도약의 마지막 기회를 잡아라]
"2035년 전세계 50조 시장" 국내 대기업 어디까지 왔나
삼성, 지분·연구개발 투자 집중… 초격차 DNA로 양산에 가장 근접
현대차, 美 로봇기업 인수…'차세대 아틀라스' 제조공정 투입 앞둬
LG는 서비스 분야, 두산은 협동로봇 두각… 한화도 미래 먹거리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발달로 반복적인 작업을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로봇 상용화의 길이 열리면서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업계를 막론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현대車 '휴머노이드' 미래 먹거리로 '찜'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모양, 크기, 관절 구조 등을 갖춰 인간과 상호 작용하거나 인력을 대체하는 데 사용된다. 개발 과정에서 △AI △보행 △그리퍼 △센서 △배터리 등 고도화된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탓에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발달로 휴머노이드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상용화에 탄력이 붙었다.
20일 골드만삭스리서치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AI 액셀러레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8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에 출하량은 1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보고서와 비교해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가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처럼 '차세대 필수 폼팩터(전자기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테크들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는 로봇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지난달 연구과제에서 자율주행을 제외하고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해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 근접한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1X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
2021년 약 9600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 중 가장 활발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족보행 로봇인 아틀라스 신모델을 공개했다. 뛰는 것은 물론이고 춤도 추고 백텀블링도 한다. 아틀라스는 현대차의 신규 자동차 제조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LG·두산·한화도 '로봇'에 미래 걸었다
부품업계도 휴머노이드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역량 강화에 나섰다.
LG전자를 비롯해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등 기업들은 개화기인 휴머노이드 로봇 대신 협동로봇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물리적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도 향후 휴머노이드 시장의 본격 개화에 따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및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 강점을 보이는 LG전자는 지난 3월 미국의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을 취득했다. 두산그룹은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미래 성장 산업에 대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 직원의 약 40%를 R&D 인력으로 구성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왔으며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힘 감지력과 충돌 민감도를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키며 로봇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덕 로봇산업협회 정책팀장은 "챗GPT 등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로봇이 단순반복을 하는 머신(기계)을 넘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고도의 과업을 할 수 있어 제조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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