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아 놓고 "외교면책" 적반하장...中 '우주굴기' 흠집
"날 왜 찍냐"…공안에 신고하고 적반하장 '막말'
경찰 출동해 주차위반 단속…벌금 부과
베이징 도심 35cm↑ 개 사육금지…위반 혐의 조사
[앵커]
외교 차량을 몰고 나온 중국 여성이 길을 막고도 적반하장으로 막말을 내뱉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 운전자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우주 기구의 수장으로 밝혀져 비난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요일 오전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 앞길, 외교번호판을 단 차가 도로를 막고 서 있습니다.
뒤차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고,
"외교 차량이면 아무 곳에 차를 세워도 되나? 이렇게 차를 대는 사람이 어딨어요?"
차에서 내려 항의도 해보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남편과 애완견을 관용차에 태우려던 거로 보이는데, 오히려 자신을 촬영했다며 공안에 먼저 신고합니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적반하장'으로 욕설과 모욕적인 말을 내뱉습니다.
"꺼져! 외교 차량이 뭔지나 알아? 외교 면책이란 게 뭔지는 아느냐고?"
결국, 경찰이 출동해 단속에 나섰고, 주차위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베이징 시내에선 35cm 넘는 개를 키울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입니다.
[중국 변호사 : 외교 면책 특권은 외교 대표에게 적용될 뿐, 자국민은 해당 사항 없습니다. 또 체포나 구류 등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멋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곧 이 여성이 누구인지 찾아냈습니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 사무총장 위 모 씨였던 겁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위 씨는 사죄 영상을 올렸습니다.
[위 모 씨 /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 사무총장 : 제 행동이 소속된 국제기구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깨닫고 자책감을 느낍니다.]
2008년에 출범한 이 기구는 이란과 튀르키예, 멕시코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우주 협력체입니다.
지난 4월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달 연구기지 협력 기구(ILRSCO)'에도 합류했습니다.
한 고위직의 막무가내식 언행이 달 탐사에서 미국을 앞지르겠다는 중국의 '우주 굴기'에 흠집을 낸 셈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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