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수비라인 뒤로 물리고 역습만 노리는 축구 안 한다”…기술철학 공유 안 하는 지도자는 배제
“작년에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이제 수비라인 내려서 있다가 역습만 노리는 그런 축구는 하지 말자고.”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변성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 연령별 대표팀은 조별리그 3전 전패로 대회를 끝마쳤다.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점유율을 높이고, 빠른 공수전환에 사전에 준비한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양민혁은 K리그1 강원FC 돌풍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FC서울과 준프로 계약으로 콜업된 강주혁은 19일 코리아컵(전 FA컵) 16강전 선발로 나섰다.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기술철학 발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 발표자로 나선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운영팀장은 변 감독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이런 기술철학을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뿌리내리고 싶다고 밝혔다. 선수 개인의 기술 역량을 놓고 보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선수가 많은데, 이것이 조직적인 역량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노하우가 공유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다. 또한 이목이 쏠리는 일부 대회 성과에만 집착하면서 특정 연령별 대표팀의 전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던 것도 바로잡겠다며 계획을 설명했다.
우선 연령별 대표팀의 정체성부터 바로 잡는다. U-17 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우선 선수 개인의 기술적인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이른 나이에 유럽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국제무대 경험은 필수다. 당장 내년부터 매년 개최될 U-17 월드컵에 대비해 U-15 대표팀을 올해부터 운영 중이다. 연령별 대표팀 기술철학 공유에 빈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U-17 대표팀 코치들이 바로 아래 연령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연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선수는 적극적으로 월반을 시키면서 A대표팀까지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진 축구와 격차가 벌어진 지점도 확인했다. FIFA 랭킹 세계 상위 10개국 연령별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활동량, 스피드는 앞섰지만 볼을 전진시키는 능력,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리는 라인 브레이킹 능력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2019 U-17 월드컵 당시 1-3으로 졌던 프랑스전을 복기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하고 분당 패스 개수도 늘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좀 더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하고 좁은 공간에서 더 나은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각급 연령별 지도자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국적인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선수들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기술철학을 공유한다고 해도 병역의무 때문에 경기 감각이 떨어지게 된다면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된다. 그런 맥락에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포기할 수 없다. 이에 협회는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춘 U-23 대표팀을 총괄하는 감독을 한 명 두되 그 이하 나이대에 별도의 코치진을 보강해 소집도 하고 훈련해 국제대회에 출전하기도 하는 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됐다. 빠른 공수 전환은 물론 압박 타이밍, 방향 등에 관한 판단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분업 체계도 확실하게 정했다. 기술발전위원회는 U-17 이하 대표팀에게 다양한 빌드업과 전술 철학을 경험하게 해 빠른 판단이 가능한 특징 있는 선수를 육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전력강화위원회는 U-20 이상 대표팀이 A대표팀 철학에 맞는 빌드업과 전술을 구현하도록 지도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철학이 맞지 않는 지도자는 U-20 이상 대표팀을 맡을 수 없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종 목표는 아시아 1위 자리를 탈환하고, 세계 10대 강국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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