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드러난 대통령 직접 통화, 이래도 발뺌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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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기록을 경찰에 넘긴 지난해 8월2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같은 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실-국방부-경찰 사이에 긴박한 연락이 오간 당일의 통화 기록은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대통령실이 주도했고 그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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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기록을 경찰에 넘긴 지난해 8월2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같은 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실-국방부-경찰 사이에 긴박한 연락이 오간 당일의 통화 기록은 채 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대통령실이 주도했고 그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을 속이려 들지 말아야 한다.
한겨레가 확보한 통화 내역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2일 오후 1시25분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윤 대통령이 같은 날 낮 12시7분, 12시43분, 12시57분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중이던 이종섭 장관과 통화한 직후다. 이어 임 비서관은 오후 1시42분께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하고 유 관리관은 오후 1시51분 경북경찰청에 전화해 “사건 기록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4시21분께 장관 직무대행 중이던 신 차관과도 직접 통화했다. 사건 기록 회수를 위한 움직임의 정점에 윤 대통령이 있었다는 유력한 정황이다. 이 장관과의 통화도 이 사건과 관련됐을 것으로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장관 통화에 대해 “채 상병 관련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당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어 통화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어떤 중요한 일이기에 휴가 중인 대통령이 국외 출장 중인 국방부 장관과 개인 휴대전화로 한시간 동안 세차례나 통화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대통령이 장관과 통화한 뒤 국방부 차관,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한 것은 도무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변명할 건가.
의혹의 출발점이 된 ‘격노설’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동문서답을 하고, 대통령실은 철저히 부인하다 관련 정황이 속출하자 뒤늦게 인정했다. 한사코 거짓말을 하다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야 마지못해 인정하는 식이다. 국민을 무시해도 유분수다. 이제 대통령의 수사 개입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 앞에 사실대로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할 때가 됐다. 21일에는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가 열린다. 증인으로 나설 관련자들도 진상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계속 은폐와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더 큰 국민적 분노만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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