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내우외환'… 中과 갈등 와중에 전·현직 대통령 충돌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4. 6. 20. 18: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격하게 충돌하고 있는 필리핀이 내부적으로는 전현직 대통령 가문 사이에 정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내각에서 겸직하던 교육부 장관직과 반군 대응 태스크포스(TF) 부의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딸, 장관직 사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두고
마르코스 대통령과 의견 차
19일(현지시간) 필리핀군이 지난 17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원들이 보급 임무를 수행 중인 비무장 상태의 필리핀 해군 선원들에게 도끼 등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했다. 중국 해경은 무기와 보급품을 빼앗고 방어하는 필리핀 군인들을 다치게 했으며, 이 중 한 명은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필리핀군은 밝혔다. EPA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격하게 충돌하고 있는 필리핀이 내부적으로는 전현직 대통령 가문 사이에 정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내각에서 겸직하던 교육부 장관직과 반군 대응 태스크포스(TF) 부의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첼로이 가라필 필리핀 공보장관은 성명을 통해 마르코스 대통령이 사임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필리핀의 유력 정치가문인 마르코스와 두테르테 가문 간 정치적 대립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내가 사임한 건 이 나라의 교사와 청년층을 진심으로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두 가문은 각각 필리핀 남부와 북부에서 쌓은 강한 정치적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2022년 5월 필리핀 대선 당시 정치적 동맹을 맺었다. 그러나 친중·반중 외교노선 갈등이 심화하면서 두 가문의 동맹은 무너지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2022년 재임 기간 중 친중 정책을 펼쳤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2022년 집권 이후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자 강하게 친미 노선을 추진해왔다.

특히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에선 최근 중국이 자국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 외국 선박을 최장 60일간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지난 18일에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 상주 병력에 보급 임무를 하던 필리핀 해군함정을 중국 해경선이 고의로 충돌해 병사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두 가문의 정치적 분열 확대의 단초를 제공했다. 지난해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인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은 두테르테 부통령이 요청한 2024년도 특별활동비 1170만달러에 대해 투명성과 합법성에 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자 이를 남중국해 영유권 방어 담당 예산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안갑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