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경쟁’ 윤곽…친윤이 ‘픽’한 한동훈 대항마는?

구민주 기자 2024. 6. 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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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원희룡‧윤상현‧나경원 구도 유력…유승민 막판 고심
‘친윤’ 원희룡 등판, 용산의 ‘참전 선언’이란 분석도
한동훈 ‘과반’ 저지 후 ‘결선 투표’서 친윤 결집 가능성
‘한동훈 당대표’ 될 경우 ‘친윤 최고위원’으로 ‘플랜B’ 노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30일 인천 계양구에서 원희룡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23일로 확정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원희룡·윤상현‧나경원 4인의 각축전이 예고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의 막판 등판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이 중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출마를 두고 사실상 친(親)윤석열계 당대표를 위한 용산의 '참전' 선언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 장관을 비롯한 '반(反)한동훈' 주자들이 따로 또 같이 움직이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권 주자들은 20일 연이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속속 대진표를 그려나갔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언론 소통창구인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이 '이번엔 잘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잘해서 보수 정권 재창출하자'고 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에 대한 관심이 쏠리던 가운데, 원희룡 전 장관이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당‧정 한뜻' 강조는 지난 총선에서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웠던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차별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 밖에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험지에서 당선된 경험을 바탕으로 보수 혁명,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히며 오는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의 출마 선언을 공지했다. 원 전 장관과 윤 의원이 출마하기 전까지 친윤계의 '픽(PICK)'으로 거론돼 온 나경원 의원도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원희룡은 용산이 가장 믿을 만한 주자"

당 안팎에선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맞설 친윤 후보로 원 전 장관에게 가장 큰 힘을 실릴 거란 관측이 높다. 지난 대선과 장관직을 거치며 윤 대통령과 '싱크로율'을 맞춰왔던 원 전 장관이 전격 등판하자,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용산'의 입김이 본격화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과 맞설 확실한 '친윤' 주자가 마땅치 않자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계에서 원 전 장관의 출마를 강하게 밀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그동안 나경원 의원이 그나마 친윤들의 지원을 받지 않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실 용산도 친윤도 나 의원과 심리적으로 그리 가깝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 장관은 다르다. 양평고속도로 문제에 있어서도 대야 공세에 가장 앞장서 싸웠고, 차기 대권주자로 한 전 위원장에 밀리지 않는다고 용산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장 '믿을 만한' 주자가 나온 만큼 용산과 친윤계에서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왼쪽)은 최근 당의 비례 공천 결과에 대해 "투명하지 않았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뉴스1

친윤, 韓 과반 막으면 승리 자신? 플랜B는 최고위원 구성

취재에 따르면, 친윤계에선 한 전 위원장의 1차 투표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꼽고 있다. '반한' 주자로 분류될 원희룡‧나경원‧윤상현 세 주자가 느슨하게 연대해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 결선투표에서 '한동훈 대 반한 후보' 1대1 구도를 만들어 승부해보겠다는 시나리오다.

이때 조직력과 당세가 강한 친윤계가 해당 반한 후보 지원에 총력을 쏟는다면 충분히 '어대한' 기류를 깰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1차 투표 후 반한 후보들 중 최다 득표자를 중심으로 나머지 후보들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경우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는 높지만 당내 뿌리와 조직력이 비교적 약한 한 전 위원장이 막판 승부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친윤계에선 '어대한'이 깨지지 않고 그대로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쥘 경우, '최고위원 다수 확보'를 노린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윤 당대표 당선이 무산될 경우 세울 이른바 '플랜B'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당이 비상 체제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이 당권을 쥐더라도 친윤 최고위원을 다수 포진시킨다면 한 전 위원장의 당 장악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게 현재 친윤계의 계산이다. 이에 맞서 한 전 위원장 측도 최소 2명 이상의 측근 최고위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자를 접수한다. 전당대회는 7월23일 열릴 예정이며, 당원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일 뒤인 28일 결선이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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