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대 민영은행, 中서 사업 확장…"탈(脫)달러 위한 규합"

박광온 기자 2024. 6. 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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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최대 민영 은행인 알파은행(Alfa Bank)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알파은행과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은행을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고 미국인들이 이들 은행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러시아와 중국의 '밀월' 배경엔 미국의 달러 중심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난다는 '탈(脫)달러' 목적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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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은행, 중국어 웹사이트 서비스 시작
베이징·상하이에 은행 지점 개설 예정도
美달러 중심 금융시스템서 벗어나려는 것
[AP/뉴시스=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최대 민영 은행인 알파은행(Alfa Bank)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설치된 알파뱅크 전시 부스. 2024.06.20.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최대 민영 은행인 알파은행(Alfa Bank)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서방의 금융 제재가 미국 달러 중심 국제 금융질서에 기초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른바 '탈(脫)달러' 목적 아래서 이뤄진 양국의 '밀월'(蜜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 최대 만간은행, 中 기업 위한 서비스 시작 및 베이징에 지점 개설

19일(현지시각)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알파은행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을 위한 중국어 웹사이트와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은행 지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NN비즈니스는 "이로써 알파은행은 중국의 두 주요 도시에 지점을 개설한 최초의 러시아 민영 은행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알파은행은 "이미 수천 개의 중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주요 중국 신용 평가 기관으로부터 안정적인 전망과 함께 AA 등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알파은행은 이 같은 사업 계획을 처음으로 공지한 지난해 9월 당시 "러시아 고객들이 중국과 더욱 효율적으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알파은행은 러시아 대기업 알파그룹 대주주인 미하일 프리드만이 설립한 은행이다. 최대 민간 금융기관이자 러시아에서 4위 금융기관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러 은행들 타격↑…中과 관계 맺으며 회복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전쟁 책임이 있다며 징벌 조치의 일환으로 관련 단체 및 개인에 제재를 가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알파은행과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은행을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고 미국인들이 이들 은행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이 조치로 미국에 보유된 러시아 자산이 다량으로 동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알파은행은 처음 경제 제재를 받은 2022년 1171억 루블(약 1조922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듬해인 2023년에 1180억 루블(약 1조 93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 배후에는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 관계가 있다고 CNN비즈니스는 분석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전쟁에서 중립을 주장하지만 러시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여러 전선에서 양국 관계를 키워왔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의 무역액은 전년도인 2022년보다 26% 증가한 2401억 달러(약 332조946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美 달러 의존도 줄이려는 목적…"서방 제재는 달러 기반 국제금융 질서에 기반"

러시아와 중국의 '밀월' 배경엔 미국의 달러 중심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난다는 '탈(脫)달러' 목적이 자리한다.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한 러시아 고위 관리는 양국이 2023년 상호지불의 약 95%를 러시아 루블이나 중국 위안화로 하는 등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고 전했다.

또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발표한 공동 성명에는 '양국 간 무역, 투자, 대출 및 기타 경제 거래에서 자국 통화의 비중 확대'가 포함됐다.

이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인 후 서방의 금융 제재가 달러 기반의 국제금융 질서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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