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찐윤' 원희룡 … 한동훈 "尹과 통화, 격려 들었다"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4. 6.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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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등판 공식화한 韓
통화사실 알리며 尹心 잡기
친윤 대표주자 元 깜짝 출마
당내 표심 분열 여부에 주목
윤상현 출마, 나경원은 고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깜짝 선언'하면서 당 대표 경선이 다자구도로 흘러가게 됐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대표 출마 공식화와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렸다. 4·10 총선 후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통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출마 선언을 예고한 가운데 출마가 유력한 나경원 의원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던 원 전 장관이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원 전 장관의 깜짝 출마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원 전 장관 역시 출마 메시지에서 당정일체를 강조하며 친윤석열계(친윤계) 대표주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원 전 장관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얽힌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사업 백지화까지 꺼내 들며 이를 방어한 장본인이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동시에 나온다면 친윤계 의원들 표심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한 전 위원장은 캠프 소통채널을 꾸리고 출마 선언 날짜를 공지하며 전당대회 등판을 공식화했다.

동시에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윤 대통령과 갈등설을 불식시키고 자칫 원 전 장관에게 집중될지 모를 친윤석열계 당심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총선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의 오찬 제의를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께 전화를 드렸고, 통화가 이뤄졌다"며 "한 전 위원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보겠다'는 당 대표 출마의 결심을 말씀드렸고. 윤 대통령께서는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공지를 통해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최고위원에 출마해 '러닝메이트'로 뛸 이들로는 장동혁·박정훈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 의원도 21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인천 용현시장에서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총선 이후 보수혁신을 주제로 릴레이 세미나를 열며 가장 활발히 활동해왔다.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단 지금은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자숙의 시간이고, 전당대회를 어떤 정치 일정의 징검다리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한 전 위원장을 견제했다. 윤 의원은 '함께해주는 인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안철수 의원을 언급하며 "같은 방향을 보는 정치적인 동지"라고 표현했다.

출마 쪽에 무게를 둔 나 의원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나 의원은 중진 의원들과 차담 및 오찬, 만찬을 함께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6선인 조경태 의원은 이미 나 의원이 출마한다면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의 결정의 시간,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며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도 같이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면서 전당대회는 '친한동훈(친한) 대 비한동훈(비한)' 구도에 가까워졌다. 실제로 이날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당정관계를 언급하며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윤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을 총선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하며 날을 세웠다. 여러 주자가 도전 의사를 밝히며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결선투표로 갈 경우 한 전 위원장의 압도적인 당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젊은 피'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김재섭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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