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잡아라"···마용성 한달새 2억 뛰고 과천 신고가 속출

박형윤 기자 2024. 6. 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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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고공행진···하반기도 상승세 기대감
강남3구 넘어 실거주 수요 확산
생애최초 매수비율 48%로 급등
성동구 상승폭 8년 만에 최대치
금리인하 전인데 올 주담대 16조↑
종부세 등 稅 완화 기대도 한몫
[서울경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 기류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에 시장을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과 교통 여건이 좋은 ‘똘똘한 한 채’가 즐비한 마포·용산·성동(마용성)과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등의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하락을 끝내고 반등을 시작한 서울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 종합부동산세 등 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 기조로 하반기에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로 접어든 데 대해 투자가 아닌 실거주 중심의 수요로 분석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관망을 하던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며 “이에 매수심리가 점차 살아나고 있고, 특히 교육과 교통 여건이 좋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 구입을 망설이다 생애 최초로 매매한 매수자 비율은 올해 들어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생애 최초 수도권 집합건물 매수자 비율은 48.2%로 지난해 6월 37.6%에 비해 10.6%포인트 증가했다.

실거주 목적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특히 ‘똘똘한 한 채’로 평가받는 마용성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성동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35%를 기록해 서울 전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성동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 0.35%는 2018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용산 0.24%, 마포·광진·송파가 0.23%로 뒤를 이었다. 마용성 주요 아파트의 경우 한 달 새 2억 원 가까이 상승했다. 실제 용산의 ‘동부센트레빌’ 전용 100㎡의 경우 5월 초 23억 8000만 원에서 5월 말 25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 새 2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성동구의 ‘트리마제’ 전용 84㎡도 2월 30억 5000만 원에서 5월 신고가를 쓰며 35억 4000만원에 거래돼 3달 새 5억 4000만 원이 뛰어올랐다.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도 5월 초 18억 원에 거래됐는데 5월 말 20억 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강남과 인접한 과천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과천 아파트의 평균 매매 금액은 올 1월 15억 2995만 원에서 4월 15억 8674만 원으로 3개월 만에 약 5500만 원이 증가했다.

과천 아파트의 최근 가격 상승세는 서울을 뛰어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첫째 주 0.17%, 둘째 주 0.38%, 셋째 주 0.46%를 기록했다. 이에 과천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51㎡는 5월 34억 5000만 원에 손바뀜돼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같은 달 38억 2000만 원의 거래가 신고돼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구축인 ‘주공 10단지’ 전용 105㎡도 지난달 16일 22억 75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에 과천과 분당을 비롯한 경기도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5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기준금리 인하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으로 시중 자금이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전임에도 시중 금리가 3% 수준으로 떨어지자 벌써부터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월 말 기준 546조 3060억 원으로 올해 들어 16조 4138억 원 급증했다. 월간 증가 폭은 4월 4조 3433억 원에 이어 5월 5조 3157억 원으로 확대됐고 이달에도 2주간 2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주담대 평균 금리가 부동산 상승기 수준인 2%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부동산 매수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등으로 인한 공급 물량 감소도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 공급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이나 내후년에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의 종부세 등 세제 완화 카드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강남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종부세 폐지가 논의되자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1주택자에 한해서라도 종부세가 폐지되거나 완화되면 부동산 시장이 더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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