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잘못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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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가짜뉴스가 상호작용하는 패턴을 떠올려본다면, 나는 촘촘한 점들이 구름처럼 시간적·공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잘못된 정보는 사실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특히 취약한 사람들의 분노와 같은 감정적 자극에 의해 더욱 빠르게 퍼지곤 한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퇴치하는 데 있어 AI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논란이 많다.
이 결과는 잘못된 정보와의 싸움에서 우리의 장애물이 어떤 것인지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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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가짜뉴스가 상호작용하는 패턴을 떠올려본다면, 나는 촘촘한 점들이 구름처럼 시간적·공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런데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의 한 교수님 강연을 카이스트에서 듣다가 놀라고 말았다. 교수님은 촘촘히 연결된 구름 모양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작은 집합들을 보여주며 둘 중 소셜미디어에서 뉴스가 확산되는 모습이 어느 쪽과 유사할 것 같냐고 청중에게 물었다. 나는 자신 있게 전자를 선택했지만, 틀린 답이었다.
그동안 빅데이터와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가짜뉴스의 유포를 이해하는 수많은 연구가 있었고, 그 결과 탐지 및 분석을 위한 계산 방법도 생겨났다. 나는 가짜뉴스가 작은 클러스터로 퍼져나가는 모습에 놀랐다. 아마도 사람들이 특정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지 않아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전파하는 경향 때문인 듯하다.
처음엔 가짜뉴스가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댓글과 공유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댓글을 다는 사용자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뉴스를 읽고 흡수하고 전달하며, 연구 결과에서 관찰된 것과 같이 분산된 미니 클러스터 패턴을 만들어내게 된다.
잘못된 정보의 전파는 위기 상황에서 특히 위험하다. 그 영향력은 특히 팬데믹 시기에 전 세계에서 부각되었고, 인도주의 단체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잘못된 정보는 사실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특히 취약한 사람들의 분노와 같은 감정적 자극에 의해 더욱 빠르게 퍼지곤 한다. 그 결과 인도주의적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하며, 새로운 위기를 초래하거나 기존의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국제적십자위원회 기술외교담당관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안정된 지역에서 개발된 기술은 분쟁 지역에서 사용됐을 때 발생하는 심각한 영향이 고려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위치정보 서비스는 평화로운 지역에서는 사소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는 데 그치지만 전쟁 지역에서는 개인을 추적하고 체포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기술기업이 혁신의 인도주의적 결과를 이해해야 할 중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미묘한 맥락을 이해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 과제를 남긴다. 이를 위해 많은 연구진과 민간 부문이 함께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퇴치하는 데 있어 AI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논란이 많다. 취리히대 디지털민주주의연구소(Digital Democracy Lab)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AI 생성 콘텐츠가 정확하거나 설령 사람이 만들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믿고 공유할 가능성은 낮다. 이 결과는 잘못된 정보와의 싸움에서 우리의 장애물이 어떤 것인지를 시사한다. 즉 AI에 대한 대중의 회의론이 진실한 정보의 확산을 방해하며,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장려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라 아피첼라 주한스위스대사관 과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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