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바람’으로 달리는 수소버스…2035 탄소중립 제주를 미리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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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12번 수소버스는 매연 대신 깨끗한 물을 뿜어내며 제주 동북쪽 조천-함덕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제주 수소버스는 지난해 10월 말 전국에서 처음 상용 운전을 시작했다.
현재 제주도에선 제주 북서쪽 함덕 해변부터 제주공항 인근 한라수목원까지 오가는 312번 노선에 5대의 수소버스를 운행 중이지만, 2030년까지 300대까지 수소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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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그린수소로 100%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제주 312번 수소버스는 매연 대신 깨끗한 물을 뿜어내며 제주 동북쪽 조천-함덕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18일 직접 타 본 수소버스 내부는 시동을 건지 모르게 조용했고, 진동도 적어 승차감도 안정적이었다. 타고 내릴 때는 내연기관 버스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도 나지 않았다. 제주 수소버스는 지난해 10월 말 전국에서 처음 상용 운전을 시작했다.
제주도청에서 수소공용차 관리를 맡은 홍관민 주무관은 “전기차 못지않은 성능과 안전성을 가졌지만, 전기버스보다 충전 속도가 2배 이상인 데다 ‘달리는 공기청정기’란 별칭도 있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수소차는 대기 중의 공기를 끌어다 쓰는 과정에서 자체 필터 등을 통해 각종 화학물질과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현재 제주도에선 제주 북서쪽 함덕 해변부터 제주공항 인근 한라수목원까지 오가는 312번 노선에 5대의 수소버스를 운행 중이지만, 2030년까지 300대까지 수소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수소차가 연료로 사용할 그린수소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그린수소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에너지로,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그레이수소와 달리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햇볕이나 바람이 많은 날에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만들어 저장해 놓으면, 기상이 안 좋은 날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생산 비용 문제로 전체 수소 생산량에서 그린수소 비중은 1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천연가스 연소 및 석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그레이수소를 1kg 생산하는데 2천원 안팎이 드는 반면 그린수소는 1만원의 생산비가 든다는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19일 찾은 제주 구좌읍 행원리의 3.3MW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선 제주 풍력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근 풍력 발전기가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 설비가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순도 99.99%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생산된 수소는 압축 작업을 거쳐 튜브 트레일러에 실려 인근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로 이송돼 수소차에 공급된다. 국내 첫 그린수소 생산과 상용화에 성공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하루 약 1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20대 수소버스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제주도는 2035년까지 ‘아시아 최초 탄소중립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연간 6만톤(일 164톤)까지 그린수소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대형원전 7대 규모의 7GW로 늘리고(현재 약 1GW) 남은 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해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하고 기저발전 시설인 화력발전을 수소발전소로 전환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고윤성 제주도청 미래성장과장은 “제주 여러 지역 주민들이 친환경에너지인 풍력 발전과 수소 생산·충전 시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관련 시설 수용성이 높다는 점이 2035 무탄소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동력이 되고 있다”며 “운송에너지부터 하우스 온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화석연료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한 무탄소 청정 도시의 좋은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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