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김훈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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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를 탓할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삶에 닿아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삶을 향해서, 시대와 사물을 향해서, 멀리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 달려들자."
소설가 김훈이 명료하고 섬세한 문체로 생활의 정서를 파고든 산문집 '허송세월'을 출간했다.
45편의 산문은 늙어 가는 일의 즐거움을 논하는 글로 시작해 도로변의 투명 벽에 부딪혀 죽는 새들과 철모를 남기고 간 옛 병사를 향한 헌사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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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형용사를 탓할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삶에 닿아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삶을 향해서, 시대와 사물을 향해서, 멀리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 달려들자."
소설가 김훈이 명료하고 섬세한 문체로 생활의 정서를 파고든 산문집 '허송세월'을 출간했다.
생과 사의 경계를 헤매고 돌아온 경험담부터 난세를 살면서도 푸르게 빛났던 역사의 청춘들, 인간 정서의 밑바닥에 고인 온갖 냄새에 이르기까지 책 속에 풀어냈다.
45편의 산문은 늙어 가는 일의 즐거움을 논하는 글로 시작해 도로변의 투명 벽에 부딪혀 죽는 새들과 철모를 남기고 간 옛 병사를 향한 헌사로 끝난다.
김훈은 30여 년간 신문기자로 활동했으며 1994년 첫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으로 등단했다. 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황순헌문학상 등을 받은 바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 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쓰이기를 원하는 것들과 남에게 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속에서 부글거리는 날에는 더욱 문장의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어야 한다. 이런 날에는 형용사와 부사가 끼어들고, 등장인물의 말투가 들뜨고 단정적 종결어미가 글 쓰는 자를 제압하려고 덤벼든다. 글이 잘나가서 원고 매수가 늘어나고 원고료가 많아지는 날이 위험하다. 이런 날 하루의 일을 마치고 공원에 놀러 나가기 전에 글 속에서 뜬 말들을 골라내고 기름기를 걷어 낼 때에는 남이 볼까 무섭다."(143쪽)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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