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정체제 개편, 소모적 논쟁 종식시킬 도민 관심 시급"

제주CBS 박정섭 기자 2024. 6.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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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알고 투표합시다'=양덕순 제주연구원장]
산북과 산남 불균형 해소할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재추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지역주민 요구에 행정의 재빠른 대응 기대
지정학적으로 독립돼 있는 제주의 분권적 모델 조성으로 경쟁력 강화
역량과 자질 부족했던 이전 기초의원들의 불편한 모습은 개선될 듯
우리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생각 아래 도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 필요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박혜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알고 투표합시다' 시간입니다. 오늘 첫 시간으로 양덕순 제주연구원장을 스튜디오에 모시고 궁금한 것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죠.

◆양덕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되면서 서귀포시, 제주시, 남제주군, 북제주군 4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없애지 않았습니까? 없애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없애고 보니 도민들이 너무 불편하다는 겁니다.

기초자치단체를 없앨 때 굉장히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고, 산남과 산북 지역 간에 균형 발전을 도모해서 제주도민들은 어디에 살든 다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행정 서비스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행정 효율성은 높아지지도 않고 산남 지역과 산북 지역의 불균형은 더 심화됐습니다.

지방선거 때마다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겠다는 공약이 제시됐지만 그 누구도 실천하지 못했던 걸 민선8기 오영훈 도정이 들어서면서 확고히 종결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추진하게 된 것이죠.

◇박혜진> 지난해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해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도민참여단의 숙의 토론회의 내용을 토대로 한 행정구역안이 마련이 됐고 도지사에게 전달이 됐는데 어떤 내용들이 전달됐나요.

◆양덕순> 기존 우리가 4개의 시군이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국회의원 선거구 중심으로 서귀포시, 동제주시, 서제주시 3개로 나누는데 여기에 시장들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습니다. 시장을 견제하는 의회도 두고 법인격 있는 지방자치단체라고 해서 돈도 있습니다.

재정권도 있고,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도 있고, 조직권도 있고 그 지역에 대한 책임은 시장 책임 하에서 도모하는 것이죠. 다만 기존과 차이가 있는 것은 4개에서 3개 그다음에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 옛날에 수행했던 사무만을 수행하느냐. 그렇지 않고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활자치 중심의 업무를 재배정하는 것으로 정리가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혜진> 많은 분들이 보실 때는 그러면 기존의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로 돌아가는 거냐 이렇게들도 물어보시잖아요. 그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양덕순> 비슷한 점은 4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3개의 기초자치단체로 바뀌고 시장을 지역 주민들이 뽑고 견제하는 지방의회를 둔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만 수행하는 업무가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기존의 시군이 수행했던 업무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제주에 맞게 제주도가 수행하는 업무와 시가 수행하는 업무를 재조정하는데 교통과 상하수도, 산업 육성 이런 것들은 제주도가 갖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 직접 관련돼 있는 생활자치와 관련된 업무는 기초자치단체로 재배분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존과 차이가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된다면 어떤 분야가 현재와 달라질까요?

◆양덕순> 거시적으로 보면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행정이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역 가로등이나 청소에 문제가 있어 곧바로 시장이나 시의원한테 전화해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 요청하면 임명직과 달리 이들은 당장 그걸 해결한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다음 선거에 다시 나가야 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민원들을 훨씬 더 빨리 해결해 줄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이 달라진 부분입니다.

또 중앙정부를 다니면서 예산을 따오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지역 주민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할 거란 말입니다. 정치인과 기초자치단체장들이 함께 중앙을 설득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혜진> 행정체제 개편이 될 경우에 지금 제주도와 행정시가 갖고 있는 사무들 배분을 논의중인데 제주의 실정이나 달라진 행정 수요에 맞게끔 배분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방향성을 갖고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양덕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이라고 하는 말에서 제주형의 특성이 있거든요. 그 중 하나가 기관 구성이라고 하는 측면이 있었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장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뽑잖아요. 의회에서 선출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것을 기관 통합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시장만큼은 우리 손으로 뽑고 싶다라고 해서 기관대립형으로 시장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뽑고 지방의회도 지역 주민들이 선출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특별자치도의 목적에 부합되기 위해서는 국제자유도시와 관련된 업무는 광역자치단체인 도가 맡아야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설치될 경우 결국 기초자치단체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재원 보장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재정 특례 유지, 재정 형평 방안은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양덕순>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돈을 교부세라 하는데 전체의 3%는 무조건 제주에 주도록 돼 있거든요. 교부세는 광역자치단체 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받는데 각 기초자치단체가 교부세를 받게 되면 법정 교부세 3%는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논쟁이 발생을 하거든요.

재정적인 측면에서의 3%는 도가 받되 도가 받는 3%를 다시 새로 신설되는 기초자치단체에게 배분한다면 굳이 법정 교부세를 훼손하지 않고도 중앙에서 지원하는 교부세는 받을 수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2012년에 세종특별자치시 그리고 최근에는 강원도 전라북도가 특별자치도로 전환이 됐습니다. 전남특별자치도, 경기북부특별자치시까지 출범이 되면서 특별도가 난립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데 제주특별자치도만의 어떤 경쟁력이나 메리트를 유지하기 위한 어떤 방안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주시 전경


◆양덕순> 우리나라 지방분권을 선도하는 제주만의 특별자치도의 경쟁력은 원래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우리가 특별자치도를 처음 만들 때 특별자치도는 홍콩 특별행정구처럼 1국 2체제 또는 연방 정부의 주정부처럼 국방, 외교, 통상 등 국가의 본래적 기능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제주에 주겠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국가 내에 하나의 국가. 대한민국이라 하는 국가의 정체성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 연방 정부에서의 주 정부 정도의 지방분권이 이루어진 특별자치도. 그러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별성도 갖고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혜진>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2026년에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제주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는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정반대의 길을 걷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거든요.

◆양덕순> 국가의 경쟁력 또는 지방자치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될 게 뭐냐면 표준화되고 규격화되는 겁니다. 대구나 경북은 메가시티를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이고 제주는 분권적 접근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줘야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는 겁니다.

지방자치의 기본적인 철학은 다양성의 존재거든요. 그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그들만의 지방자치를 할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런데 통합론자들은 대구 경북이 통합하기 때문에 제주도 통합적 접근을 해야 된다는데 그러면 제주를 호남하고 통합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겠습니다.

이건 아니거든요. 제주는 지정학적으로 독립돼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분권적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저는 보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다시 기초자치단체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박혜진> 일부에서는 행정체제 개편이 이뤄지면 부활하는 기초의회에 대한 우려들을 하세요. 이전의 기초의회가 역량이 부족했다는 평가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또다시 부활했을 때 역량 부족 오히려 폐해가 발생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하는 도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 개선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양덕순> 사실은 우리가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할 때 요인 중에 하나가 기초의원들의 역량 자질 문제 때문에 사실은 없어졌거든요. 하지만 20년이 경과한 지금 우리 도의원들 역량과 시민의식을 한번 보십시오.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저는 기우라고 봅니다. 기초자치단체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단순 논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젊은 친구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옛날같이 그런 불편한 형태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박혜진> 이제 주민투표를 7월 말에 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는데 주민투표를 7월 말 이전에 실시하기 위해서 많은 절차를 밟아야 되잖아요. 어떤 절차도 필요합니까?

◆양덕순> 아마 7월 말에 주민투표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도에서도 11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는데 일단은 제일 중요한 거는 우리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의 큰 틀은 마련돼 있거든요. 또 도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되고,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와의 협의와 동의가 있어야 되겠죠.

그러면 어느 정도 제주의 기초자치단체 모형이 설정되면 행안부에 우리가 이것에 대한 주민투표를 해달라라고 하는 건의를 할 겁니다. 건의를 하면 전체적으로 한 60일 정도는 걸릴 거예요. 그러다 보면 11월이나 12월쯤 늦어지면 내년 1월 정도까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도민들도 그걸 알려고 하는 의지를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주민투표하기 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양덕순> 사실은 우리가 2006년도에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서 삶의 여러 가지 불편함을 초래했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제주가 더 나은 제주로 나가기 위해서 도민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됩니다.

소모적 논쟁을 이번 기회에 마무리 짓고, 어쨌든 제주형 기초자치단체가 우리의 삶의 변화를 준다고 봅니다. 제주도가 하기 때문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민들도 이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좀 더 알겠다는 의지를 갖고 접근할 때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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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정섭 기자 pjs0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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