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추격전, 누구의 운명이 바뀔까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4. 6.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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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을 떴는데 북한군의 병사가 돼 있다고 상상해보자.

오는 7월 3일 개봉하는 이종필 감독의 영화 '탈주'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남한으로의 귀순을 치밀하게 계획해 왔지만 어느 날 동료 병사 동혁(홍사빈)이 먼저 탈북을 시도했다 발각되면서 공모자로 지목돼 고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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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구교환 영화 '탈주'
가치관의 충돌 다룬 심리극

어느 날 눈을 떴는데 북한군의 병사가 돼 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철저히 계급화된 사회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천만한 지뢰밭을 건너서라도 새 삶을 찾는 데 목숨을 걸 것인가. 이런 선택의 기로는 비단 북한군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회사에서 부당 대우를 받아온 어느 직장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어느 청년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오는 7월 3일 개봉하는 이종필 감독의 영화 '탈주'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시상식 등 공개석상에서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구교환을 꼽았던 이제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평소 바라던 대로 구교환과 호흡을 맞춰 명연기를 펼쳤다.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남한과 마주보고 있는 북한군의 최전방 부대. 병사 규남은 10년의 군 복무 도중 어머니를 여의고 곧 제대를 앞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북한 사회가 아닌 비무장지대 건너편을 향해 있다. 남한으로의 귀순을 치밀하게 계획해 왔지만 어느 날 동료 병사 동혁(홍사빈)이 먼저 탈북을 시도했다 발각되면서 공모자로 지목돼 고문을 받는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보위부에서 파견된 현상은 옛 인연을 생각해 규남을 위기에서 구해주지만, 귀순을 향한 규남의 열망은 꺾이지 않는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규남의 탈주 과정을 다루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야기는 각 인물의 심리적 변화에 있다. 특히 현상은 초반엔 악역처럼 그려지지만 극 중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는 입체적인 인물로, 계속해서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보위부 간부로 고위층의 총애를 받으며 안위를 누렸던 그의 일상에도 균열이 생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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