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랠리' 타고 2800 벽 넘은 코스피…"3100까지" vs "과열 주의"
엔비디아 훈풍에…반도체주, 지수 상승 견인
"수출 호조 속 하반기 반도체 강세 지속 전망"
"반도체주 가격 부담" 의견도…美 재정적자도 리스크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807.63으로 전날 대비 0.37%(10.30포인트) 상승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21일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장중 2812.62까지 치솟으며 연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6.49%(171.11포인트) 상승했으며, 13거래일 중 단 3거래일을 제외한 10거래일을 오름세로 마감했다.
코스피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4조4249억원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개인은 3조226억원, 기관은 1조794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은 반도체주였다. 외국인의 이달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와 2위는 각각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차지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2조4110억원 순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는 1조3330억원 담았다.
반도체 종목에 매수세가 쏠리는 것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이달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월가 호평과 잇따른 목표주가 상향에 힘입어 사상 첫 시가총액 1위로 등극했다. 엔비디아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173%로, S&P500 지수 시가총액 증가분의 3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산업 확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상승 동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통화정책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 기대감도 기술주인 반도체주 강세에 기여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CPI) 전년 대비 3.3% 상승해 시장 예상치(3.4%)를 하회한 가운데, 5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1% 증가해 시장 전망치(0.2%)를 밑돌면서 물가 둔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한국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섹터에 집중적으로 유입,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주 전망에 갈리는 시선…코스피 더 오를까
증권가에선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반도체주의 주가 향방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우선 반도체주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입장에선 수출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을 근거로 꼽는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의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중”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순환적 회복과 달러 가치 흐름으로 보면 실적 기대는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라는 할인율 변수 안정 구간에 들어선 만큼 향후 실적이 시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이익 증가로 올해 하반기 31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만 등에서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치는 전례 없이 빠른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은 여전히 전고점이나 그 이하 수준”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밴드로 2650~3150선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반도체주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과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업종 내 종목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종목 강세 현상을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했다는 주장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가 약 4.1% 상승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여도가 3.3%포인트인 것으로 계산된다”며 “미국 증시에서 과열 논란이나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이 발생할 경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자 확대로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점도 증시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미국 의회예산처는 올해 미국 재정적자 규모를 1조9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 대비 27% 증가한 수준이다. 재정적자 확대는 국채금리 상승을 자극한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펀더멘털 이상에 따른 금리 상승을 야기했던 재정 적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불편한 요소”라며 “최근 주요국에서 정치적인 문제와 엮여 재정 관련 이슈가 부각하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남 아이파크 3시간 만에 완진…11개월 영아 등 3명 병원 이송(종합)
- “콜 다 꺼” 결국 들고일어난 사장님들…'배민1 보이콧'
- 자고 있던 엄마 둔기로 내리친 아들…“여동생은 용서하지 않았다”
- 남현희, 결국 펜싱협회서 제명...“체육인 품위 훼손”
- "이스라엘 여성 26세에 결혼…대학졸업 전 결혼하면 왜 안되죠?"[ESF2024]
- “눈치 볼 필요 있나요”…다가온 폭염에 양산 쓰는 남자들
- 손흥민, 벤탄쿠르도 감쌌다... “실수 알고 사과했다, 변한 건 없어”
- 이걸로 전기료 낮췄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야심작
- ‘선재’ 보려 900만원 입금했는데…변우석 업고 튄 사기꾼들
- 롯데리아는 되는데.. '감튀' 사라진 맥도날드,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