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 무늬처럼 얽혀있는 역사와 권력…미셸 그라브너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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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인테리어 패브릭에서 흔히 사용되는 깅엄(gingham, 격자무늬 면직물)에서 얽히고 반복되는 역사를 보는 미국 개념미술가 미셸 그라브너가 서울 강남 에프레미디스에서 7월 20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그라브너는 깅엄에서 사회 권력 구조를 드러내는 코드를 읽고 지난 30년간 이를 추상회화로 표현했다.
작업실에서 종종 명상에 잠기던 그라브너는 식탁보에 그려진 깅엄을 주목하고, 이를 캔버스가 아닌 삼베(burlap) 위에 섬세하게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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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옷과 인테리어 패브릭에서 흔히 사용되는 깅엄(gingham, 격자무늬 면직물)에서 얽히고 반복되는 역사를 보는 미국 개념미술가 미셸 그라브너가 서울 강남 에프레미디스에서 7월 20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그라브너는 깅엄에서 사회 권력 구조를 드러내는 코드를 읽고 지난 30년간 이를 추상회화로 표현했다. 18세기 영국이 공업화되면서 '깅엄 세상'이 열렸다. 일반 여성들은 손바느질 노동에서 벗어났고, 귀족들처럼 깅엄의 하우스 드레스를 입었다. 이후 19세기 미국에서는 가정용 원단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하지만 친숙한 깅엄은 주식시장 붕괴나 베트남전, 소련 해체 등 혼란한 역사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했다.
작업실에서 종종 명상에 잠기던 그라브너는 식탁보에 그려진 깅엄을 주목하고, 이를 캔버스가 아닌 삼베(burlap) 위에 섬세하게 옮겼다.
그가 추구해 온 원형 회화 시리즈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장식 예술로 유행한 톤도(tondo)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대에 만들어진 둥근 그림이나 부조를 톤도라 하는데, 톤도에는 주로 성모마리아와 예수가 그려졌다.
이런 쟁반과 메달은 출산을 축하하는 선물로 쓰였으며 후에 집안을 꾸미는 공예품이 됐는데, 직물 오브제처럼 여성의 전통적 역할에 관한 일반화와 결을 같이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깅엄을 그린 원형 회화 신작 18점을 공개한다. 작품들은 사회 현상과 개개인의 일상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예측 가능한 미래로 이어지는 물리적 시간을 따라 격자무늬처럼 얽혀 역사가 반복되는 세계를 보여준다.
이들의 얽힘에 가려진 공간은 실재하지 않는 저 너머 환상 세계이다. 같은 듯하면서도 색깔과 질감이 미세하게 다른 무늬는 이를 이루는 수많은 씨실과 날실이 흔들리거나 갑작스럽게 끊김에 아랑곳하지 않고 서서히 반복, 퍼져가면서 알 수 없는 힘을 전달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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