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 ‘쉬인’도 한국시장 진출…안전성·카피 논란 넘을까

알리·테무 이어 진출 공식화…미국·유럽서 인기
“무신사 등 국내 패션 플랫폼에 영향 미칠 것”

쉬인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국제 홍보대사 김유정. 쉬인 제공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의 진출이 계속되고 있다. 알리·테무에 이어 이번엔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품의 안전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커머스들이 속속 상륙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온라인 패션·라이프스타일 리테일 기업 ‘쉬인’은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4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앞으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쉬인은 최근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홍보대사)로 배우 김유정을 낙점하고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앞서 쉬인은 지난 2022년 12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부터 에스엔에스 등을 통한 홍보를 시작했지만,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쉬인 코리아 마케팅 담당자 보니 리우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들의 패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유정 배우와 데이지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의 패션 스타일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쉬인은 ‘중국판 유니클로’라고 불릴 정도로 값싼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5달러짜리 스커트, 9달러짜리 청바지 등이 쉬인을 상징하는 말이다. 현재 150여개국에서 패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지난해 순이익은 20억달러(2조7천억원) 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쉬인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스파오·탑텐 등 스파 브랜드(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뿐만 아니라 무신사·에이블리·더블유컨셉, 지그재그 등 패션 플랫폼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쉬인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다 하더라도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골치를 썩고 있는 유해성 논란 등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이 안전성에 민감한 데다 중국 제품의 ‘카피 논란’으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만큼 알리나 테무처럼 쉬인 역시 이 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