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운전 안하겠다”…‘신호위반’으로 3명 사망케한 80대의 최후변론

쌍방 항소에 의한 항소심 결심공판…원심 형량은 ‘금고 1년6월’
검찰, 금고 5년 구형…“합의 안한 피해자 1명 유족이 엄벌 탄원”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픽사베이

과속주행 및 신호위반으로 횡단보도 위 보행자 3명을 추돌해 사망케 한 80대 운전자가 항소심서 금고 5년을 구형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A(82)씨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 겸 결심공판에서 금고 5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구형과 관련해 "과속·신호위반으로 무고한 피해자 3명이 사망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쳐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피해자 3명 중 1명의 유가족과 합의하지 못했고 이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이 사건을 계기로 피고인(A씨)이 고령 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어 재범 우려가 없다"면서 "피해자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본인 또한 "고인들과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남은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작년 11월22일 오전 6시45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 2명과 70대 여성 1명을 추돌해 전부 사망케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 여성들은 교회 새벽예배를 마친 뒤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고 당시 신호등은 초록색의 보행자 신호였다. 그럼에도 A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도로에서 시속 97㎞로 과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차량에 충격당한 피해자들은 약 30m를 튕겨 나간 반면, 현장에선 A씨가 사고 전·후 제동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피해 여성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 4월9일 선고공판에서 "초범인 점, 피해자 3명 중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점, (A씨가)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고려했다"면서도 "과실 정도가 중하고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 1명의 유가족이 아직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1심 판결에 검찰 및 A씨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8월2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