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알바생이 배달·주차 '척척'…현대차그룹 팩토리얼 성수

이다원 2024. 6.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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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달이 딜리버리' 운영 개시
현대위아 주차로봇, 2.2t 차량도 주차
서비스 확장…로봇 산업 생태계 구축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배달 로봇이 음료를 사무실까지 가져다주고, 혼잡한 주차장에서는 주차 로봇이 척척 차를 꺼내온다.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의 모습이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가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배달 로봇 ‘DAL-e Delivery(달이 딜리버리)’와 국내 최초 상용화에 나선 현대위아(011210) 주차 로봇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팩토리얼 성수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여기에 입주해 근무하는 고객은 달이 딜리버리가 제공하는 음료 배달 서비스와 주차 로봇이 제공하는 자동 주차 및 출차 서비스, 안면인식 기술 등 현대차그룹의 최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가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먼저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딜리버리가 지하 1층 카페에서 커피 등 음료를 받아 고객이 있는 사무실이나 회의실까지 음료를 배달해준다.

달이 딜리버리는 건물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하고 통신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경로를 생성하며 스스로 건물의 각 층을 자유롭게 오간다. 사람들은 로봇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로봇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달이 딜리버리가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로봇이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카메라와 현대차·기아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수령 대상자를 인식해 확인하고, 수납 트레이를 앞으로 빼 물건을 꺼낼 수 있도록 한다. 달이 딜리버리는 한 번에 커피 16잔, 10㎏에 달하는 물품을 배달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달이 딜리버리의 배송 서비스가 빌딩 입주자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투입 대수를 늘리고 택배·우편물 배송 등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위아는 팩토리얼 성수에서 고객이 업무용 차량을 이용할 때 차량을 지정된 장소로 꺼내 주거나 이용이 끝났을 때 지정된 장소에 고객이 차를 반납하면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주차 로봇을 서비스한다.

주차 로봇은 110㎜로 얇고 넓은 모양으로 한 쌍을 이룬다. 로봇은 차량 하부에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려 차를 최고 초속 1.2미터 속도로 옮긴다. 최대 2.2톤 차까지 옮길 수 있어 어떤 차량에도 적용 가능하며, 장착된 라이다 센서를 통해 로봇이 차량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들어올린다.

현대위아 주차 로봇은 전후좌우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개발돼 주차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옮길 수 있다.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주차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인다.

현대위아가 개발한 주차 로봇이 팩토리얼 성수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위아는 주차 로봇 도입과 함께 최대 50대의 주차 로봇을 동시에 관제할 수 있는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도 개발해 적용했다. 주차 로봇이 최적의 경로로 운행하고 여러 대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차할 수 있도록 도우며, 향후에는 사람이 주차하는 차량이나 무인 주차지역에서의 상황도 모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은 올해 3분기 팩토리얼 성수에 적용될 예정인 현대차·기아의 ‘자동 충전 로봇(ACR)’과 연계돼 고객들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타고 온 전기차를 지정된 장소에 놓고 사무실로 들어가면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이 차를 충전구역으로 이동시키고 현대차·기아의 자동 충전 로봇이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해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충전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다시 주차 로봇이 일반 주차 자리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형태의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에 현대차·기아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팩토리얼 성수 건물을 시작으로 다른 건물에 로봇 서비스를 확장하며 로봇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달이 딜리버리와 자동 충전 로봇을 비롯, 로봇에 적용된 안면인식 시스템을 건물의 출입 시스템에도 적용하면서 ‘로봇 토탈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나아가 여러 대의 배송로봇을 관제할 수 있는 ‘다중 통합 관제 시스템까지 개발해 적용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달이 딜리버리의 본격 서비스 투입을 시작으로 팩토리얼 성수는 로봇 토탈 솔루션이 적용되는 최초의 건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며 “고객들이 공간의 가치를 평가할 때 로봇 서비스의 유무가 주요한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혁신센터(HMGICS)에서 상용화에 성공하고, 올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 대규모 도입을 준비하며 성능과 안전성 등을 충분히 검증했다”며 “팩토리얼 성수에서 가장 앞선 주차 로봇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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