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박명수→박보검-덱스, ‘무도’ 타인의 삶 특집 글로벌판으로 (종합)[DA:현장]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2024. 6. 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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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박명수→박보검-덱스, ‘무도’ 타인의 삶 특집 글로벌판으로 (종합)[DA:현장]

이쯤 되니 김태호 PD의 지독한 끈기가 놀랍다. ‘무한도전’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놓지 않고 기어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우주여행을 우승 상품으로 내건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무한도전’ ‘타인의 삶’ 특집을 글로벌판으로 만들어냈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제작발표회. 이날 행사에는 프로그램 제작진 김태호PD, 이태경PD와 더불어 출연진 박명수, 홍진경, 덱스, 가비 그리고 MC 데프콘이 참석했다.

김태호 PD가 이끄는 TEO의 신작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이하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관찰 리얼리티 예능으로 2011년 ‘무한도전’의 ‘타인의 삶’ 특집을 글로벌하게 확장한 버전이다. ‘놀라운 토요일’ ‘혜미리예채파’ ‘살롱드립’ 시즌1 등을 연출한 이태경 PD가 함께했다.

김태호 PD는 “‘타인의 삶을 72시간 사는 것’을 가지고 기획안에 있던 거의 모든 분이 함께해줬다. 처음 기획안에 있던 출연자분들이 함께해주셔서 처음부터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 출연자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체험 삶의 현장’ 같은 느낌도 들고 여행간 것 같은 느낌도 드는 프로그램이다. 꼭 힘든 일을 한다기보다는 지구에 사는 80억명 중 한 명의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를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 스며든 ‘가브리엘’들은 박명수(태국 치앙마이), 염혜란(중국 충칭), 홍진경(르완다 키갈리), 지창욱(멕시코 과달라하라), 박보검(아일랜드 더블린), 가비(멕시코 멕시코시티), 덱스(조지아 트빌리시). 이들은 72시간 동안 '타인의 삶'의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김 PD는 “그때의 ‘타인의 삶’과 다른 점은 해외에 있다 보니까 대신 살아갈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얻고 세팅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켜보면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는지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선택하는 과정이 국내보다는 좀 더 수고로웠고 진정성도 들어갔다”면서 “출연자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배우분들은 어떻게 몰입할지 우리도 궁금했다. 몰입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한 분들도 있어서 적절한 스펙트럼을 두고 만들었다. 각자의 취미와 성향이 어느 정도 녹아들어갈 지점이 있는지 고민하면서 매칭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명수에 대해서는 ‘타인의 삶’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싶어서 박명수를 캐스팅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획의도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없어서 오히려 더 재미를 줬다. 처음으로 박명수 형님의 진실된 리액션을 봐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좋았다. 눈가가 촉촉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브리엘’에서 박명수는 솜땀 장수, 염혜란은 훠궈 식당의 총 지배인에 도전하며 박보검은 합창단 단장의 삶에 뛰어든다. 덱스는 와인 항아리 제조사로 가비는 거리의 악사로 72시간을 살아간다.

먼저 박명수는 “김태호 PD와 ‘무한도전’ 이후 오랜만에 함께해 기뻤다. ‘무한도전’ 때 ‘타인의 삶’을 기획 특집으로 동갑인 정형외과의 삶을 살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아팠던 친구가 완쾌하고 성인이 되어서 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기뻤다”면서 “‘가브리엘’에서는 태국 치앙마이의 솜땀 장수이자 한 가장의 삶을 살았다. 나도 많은 것을 느꼈고 시청자분들도 그러할 거라고 생각한다. 촬영하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가브리엘’에서 아내가 28살이어서 행복했다”고 농담했다가 데프콘이 “스포하지 말라”고 지적하자 “내가 입이 방정”이라면서도 “그런데 어차피 내일 방송이지 않나”고 티격태격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창욱은 “오랜만에 예능을 하면서 서툴기도 하고 어색함 아닌 어색함도 있었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고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처음에는 부담은 없었는데 현장에서 많이 당황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정보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을 찾아가고 유추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없어서 처음에 힘들었다. 일도 너무 힘들었다. 김태호 PD님이 각자의 성향을 파악해서 매칭했다고 하셨는데 나는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김태호 PD는 “지창욱 씨가 인터뷰 때 ‘연예인이 힘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분들이 보고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지창욱은 “내 이야기는 아니었고 보통 그럴 것 같다고 한 것”이라며 “그렇게 이야기 한 내가 원망스럽다. 힘들고 열심히 재밌게 촬영하고 왔다”면서 웃었다.

가비는 “무도 키즈로서 김태호 PD의 작품에 함께해 기뻤다. 언제 해볼까 싶은 마음에 함께해서 기뻤다.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진경도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덱스는 “기획안을 처음 받았을 때 김태호 PD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무도 키즈’로서 꼭 한 번 김태호 PD님과 같이 일을 해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산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 않나. 개인적으로 환기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다른 삶을 살아보면서 빠른 시간에 동화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방 출신이라 시골에서의 삶에 잘 녹아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골의 삶은 굉장히 바쁘더라. 흥미로웠다”고도 말했다.

가브리엘의 삶을 지켜보는 메인 MC로는 데프콘을 필두로 다비치(이해리, 강민경)가 함께한다.

데프콘은 “요즘 거의 도파민에 절여져서 살고 있다. 탐정 프로그램에서 불륜과 패륜을 많이 보고 저쪽에서는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힐링이 필요했는데 ‘가브리엘’을 통해 힐링했다. 지구 반대편 소시민들의 삶도 아름답게 녹여낸 좋은 프로그램이다. 보다 보면 재미와 감동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분들은 연기가 아닌데도 너무 잘 녹아드셔서 놀랐다. 특히 박보검은 내 가슴에 여심을 넣고 싶을 정도로 너무 사랑스러웠다. 박명수 형님은 녹화 내내 너무 힘들었다고 고통을 호소하셨지만 열심히 하셨다. 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셨다”고도 덧붙였다.

행사에 함께하지 못한 박보검에 대해서는 김태호 PD가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 PD는 “박보검은 처음에 섭외하고 나서 직업이 맞을지 확신 반 불안 반이었다”면서 “해외 촬영은 우리가 준비한 것의 반만 되어도 성공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연자들이 처음에 가면 너무나 당황한다. 어느 정도 흡수하고 받아들일지 우리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로 흐름을 지켜본다. 현장에서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박보검의 또 다른 음악적 능력이 발휘되더라. 합창단 리더로서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고 칭찬했다.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21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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