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투혼' 박지영, 더위·통증 이겨내고 산뜻한 출발

이상필 기자 2024. 6.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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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 사진=KLPGA 제공

[포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지영이 산뜻한 출발을 했다.

박지영은 20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예선 6630야드, 본선 652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2억5200만 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오후조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3시 30분 현재, 박지영은 정세빈과 함께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박지영은 지난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과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다. 상금과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 1위를 싹쓸이하며, 2024년을 '박지영의 해'로 만드는 듯 했다.

그런데 맹장 수술이 박지영의 발목을 잡았다.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었던 박지영은 잠시 필드를 떠나 회복에 전념해야 했다. 그사이 이예원이 시즌 3승을 달성하며 상금포인트 1위로 올라섰고, 노승희와 박현경, 황유민 등도 주요 부문 순위에서 박지영을 앞질렀다.

그러나 박지영은 지난주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복귀, 공동 25위에 오르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부터 상위권에 자리하며 시즌 3승 사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박지영은 10번 홀과 11번 홀, 14번 홀과 15번 홀, 18번 홀과 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순항하던 후반 들어 더위의 영향을 받은 듯 2번 홀과 4번 홀, 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7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고, 이후 남은 홀을 파로 막아내며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박지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반 9홀을 칠 때까지만 해도 감이 굉장히 좋아서 오늘 상당히 잘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확실히 후반에 너무 더웠다. 더위를 좀 먹은 것 같다"며 "(머리가) 띵한 상태로 몇 홀을 쳤는데, 그사이에 실수를 많이 해서 아쉽다. 하지만 (KLPGA 투어) 복귀전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1라운드를 돌아봤다.

사실 박지영의 컨디션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지난달 21일 맹장 수술을 받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포천힐스는 언덕이 많은 코스이고, 더위 또한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러나 박지영은 이전과 같이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영은 "사실 아프기는 하다. 오늘도 진통제를 먹었다. 그래도 아픈 티를 내면 안되니까 최대한 참고 쳤다"며 "더워지다 보니 조금 더 아픈 것 같다. 지난주보다 이번주가 오히려 더 아프다"고 전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박지영은 여전히 상금과 대상포인트 5위, 평균타수 1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맹장 수술 전까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뜻이다. 공백기가 없었다면 여전히 각 부문 최상단에는 박지영의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지영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눈앞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박지영은 "솔직히 너무 아쉬웠다"며 "(쉰 만큼) 감도 떨어졌고, 코어에 힘도 많이 떨어지다 보니 재활 운동을 매일 하는데도 제 컨디션보다는 확실히 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맹장 수술) 전에 비하면 (현재 컨디션과 경기 감각은) 60-70%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경기를 이어나가는 능력이나 감이 떨어졌다. 숏게임 능력이 많이 떨어져서 조금 둔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지난주보다는 조금 올라온 것 같아서 긍정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박지영은 또 "쉰 만큼 더 빨리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아직은 제 컨디션이 아니다. 너무 큰 욕심보다는 눈앞에 놓인 것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박지영은 "남은 라운드도 더위 먹지 않고 지치지 않게 플레이 하겠다. 최대한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잘 공략해서 플레이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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