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커피 나르고 주차까지…지금 ‘팩토리얼 성수’에 가면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하면 현대차·기아의 배달로봇인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가 지하 1층 카페에서 커피 등 음료를 받아 사무실이나 회의실까지 배달해준다.
건물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등 관제 시스템과 통신하며 스스로 건물의 각 층을 자유롭게 오갈 뿐만 아니라 통신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경로를 알아낸다.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은 로봇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로봇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한 달이 딜리버리는 카메라와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수령 대상자를 인식한 다음 수납 트레이를 앞으로 꺼내 보인다. 주문자가 편리하게 음료를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형 트레이를 품고 있어 한 번에 커피 16잔, 10kg 무게의 물품까지 배달할 수 있다고 한다.
현대차·기아는 자체 개발한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99.9%에 이른다고 했다. 서울 성수동의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 가면 달이 딜리버리를 만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달이 딜리버리와 주차로봇 등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팩토리얼 성수에서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팩토리얼 성수는 성수동에 지난 2월 들어선 이지스 자산운용의 로봇 친화형 오피스 빌딩으로, 여기에 입주해 근무하는 고객은 달이 딜리버리가 제공하는 음료 배달 서비스에 더해 주차로봇이 제공하는 자동 주차 및 출차 서비스, 안면인식 기술 등 현대차그룹의 최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현대위아가 두께 110㎜의 얇고 넓은 형태로 개발한 주차로봇은 장착된 라이다 센서를 통해 옮길 차량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한다.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 한 쌍이 차량 하부에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려 이동시킨다. 주차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도 최고 초속 1.2m의 속도로 최대 2.2t의 차량까지 옮길 수 있다고 한다.
현대위아는 주차로봇 도입과 함께 최대 50대의 주차로봇을 동시에 제어하며 차량 배치 효율성을 높인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는 올해 3분기 팩토리얼 성수에 적용될 예정인 현대차·기아의 ‘자동 충전 로봇(ACR, Automatic Charging Robot)’과 연계돼 입주사의 편의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이 타고 온 전기차를 지정된 장소에 놓고 사무실로 들어가면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이 차를 충전 구역으로 이동시키고, 현대차·기아의 자동 충전 로봇이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해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충전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충전이 완료되면 다시 주차로봇이 일반 주차 자리로 차량을 이동시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달이 딜리버리의 본격 투입을 시작으로 팩토리얼 성수를 로봇 토탈 솔루션이 적용되는 최초의 건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며 “고객들이 공간의 가치를 평가할 때 로봇 서비스의 유무가 주요한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팩토리얼 성수 건물을 시작으로 다른 건물에도 로봇 서비스를 확장해 로봇 산업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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