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반도 전문가 “북-러 조약 체결, 냉전 회귀 극명히 보여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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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사실상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부활시킨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국제질서가 냉전으로 되돌아갔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잠수함 등 추가 무기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일각에선 한반도 충돌 시 러시아의 자동개입이 명문화되면서 미국의 핵우산을 비롯한 확장억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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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석좌는 19일(현지 시간)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협정은 이미 우려스러운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협력을 더욱 밀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북한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방위 기술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푸틴은 김정은을 자신의 편으로 남겨두기 위해 전략 무기나 수중 전쟁 역량에 대한 기술 제공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추가로 무기를 지원받기 위해 정찰위성에 이어 잠수함 등 전략무기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자동 전쟁개입 조항에 대해선 “한쪽이 다른 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동맹이라고 자랑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합동 군사 활동을 위해선 위해선 정치적인 의지는 물론 (공동기획과 훈련 등)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는 (이번 협정으로) 미국을 아시아에 묶어두고 (확장억제 강화 등) 추가적인 비용을 치르게 하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앞(북한)에서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에 대한 중국의 관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이 한반도에 심각한 위험을 불어올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상기시켜야 한다”고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동개입 조항에 대해 “이번 조약은 푸틴과 김정은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북한에서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푸틴은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동맹이라기보다는 정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자칫 김정은이 ‘푸틴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병합을 주장하고 기존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공격을 받으면 북한에 무기는 물론 병력 지원까지 요구할 수 있는 만큼 러시아에 기울어진 협정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병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푸틴은 김정은에게 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 방어를 위해 10만 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국익센터(CNI) 선임이사는 ‘전쟁 상태에 처하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4조에 대해 “서방과의 우발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대대적인 상호안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전쟁이 재개되면 러시아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처럼 북한에 방공시스템을 보내거나 첨단 탄도미사일은 물론 군사 훈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러시아는 김정은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운 대가로 분명히 북한에 빚을 지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도움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장될 것이고 곧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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