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채 세금'이 된 상속세…수면 위로 올라온 상속세의 운명은?
상속세 개편 논의가 뜨겁다. 상속세를 둘러싼 논쟁은 수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이번처럼 활발하게 논의가 이어진 적은 없다. 중산층 세금처럼 변해가고 있는 상속세의 추세,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등과 맞물린 결과다. 대통령실과 국회는 연일 상속세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제당국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부총리가 사실상 상속세 개편 시나리오를 제시한 건데, 이는 모두 밸류업으로 연결된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최대주주 할증평가(세금의 20%)를 적용하면 60%까지 늘어난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 탓에 각 기업의 주가 부양 의지가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주가가 높으면 그만큼 상속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거나 가업상속공제를 개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매출 5000억원 미만 기업의 가업상속 재산총액에서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이들 제도를 고칠 경우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밸류업에 집중됐던 상속세 개편 논의는 점차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송 위원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50%에 달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20여년째 변함 없는 과세표준 구간, 1997년 이후 묶여 있는 공제한도 등이 문제점 일부"라고 설명한 것이 최근 논의의 핵심이다. 즉 세율 및 과세표준과 공제한도를 둘러싼 논쟁이다.
이에 따라 슈퍼리치(갑부)를 위한 세금이었던 상속세는 점차 중산층의 세금으로 바뀌고 있다. 공제 조정의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임광현 민주당 원내부대표도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속세 감세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고, 다른 하나는 일반 상속세 감세"라며 "초부자 상속세 감세보다 중산층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상속세 개편 논의가 확산하면서 상속세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OECD 회원국 38개국 중에서 상속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24개국이다. 24개국 가운데 한국처럼 유산세 방식을 취하는 국가는 4개국에 불과하다. 유산세는 피상속인(사망자)이 남긴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반면 대부분의 국가가 선택한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을 중심으로 과세한다.
상속재산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유산세는 10억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한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의 숫자에 따라 과세기준이 달라진다. 가령 2명이 물려받았다면 각각 5억원에 대해 과세한다. 금액에 따라 과표구간이 달라질 수 있다.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은 기재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방안이다. 국민의힘도 지난달 30일 연찬회에서 유산취득세 변경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7월 말에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어느 정도의 수위로 상속세 개편안을 담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고 과세표준과 공제액이 20년간 유지되고 있어 상속세 개편이 필요하다"며 "폭넓은 의견을 청취해 합리적 개편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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