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면 서로 돕자" 북러판 '확장억제' 탄생…동북아 긴장 최고조

정윤영 기자 2024. 6. 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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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가 사실상의 상호 방위 군사 조약을 맺으면서 소련 체제 붕괴 이후 동북아 정세에 최대 안보 위협이 제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협정이 북러 간 '군사 동맹'을 의미하는지 또는 '준군사 동맹' 수준으로의 격상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조약의 모호성으로 오히려 다양한 변수, 불확실성, 위협이 국제 및 동북아 정세에 더해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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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체결 '상호방위 조약' 핵심 내용 부활…러, 핵우산 제공 가능성
전문가 "북러 협정에 국제 정세 요동…다극화 세계 질서 판 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확대 정상 회담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6.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러가 사실상의 상호 방위 군사 조약을 맺으면서 소련 체제 붕괴 이후 동북아 정세에 최대 안보 위협이 제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조약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확장억제'(핵우산)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강도가 높아진 대결 구도로 동아시아 정세가 급격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북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이를 20일에 공개했다.

특히 4조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 연방의 법에 준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유사시 러시아가 한반도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북한과 소련이 지난 1961년 체결한 '조소 우호 조약'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러 간 '동맹' 관계가 부활하며 순식간에 양자 관계가 한미동맹 급으로 격상됐다는 평가마저 제기된다.

당시 조약과 달라진 부분은 유엔헌장 제51조(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으면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규정)를 근거로 삼았다는 점과, 각자의 법에 의거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은 것이다.

나름대로 군사개입을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야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상 독재 체제인 북한과 러시아의 특성상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형식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상호 지원'이라는 문구와 '모든 수단으로 지원한다'는 문구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이번 협정이 북러 간 '군사 동맹'을 의미하는지 또는 '준군사 동맹' 수준으로의 격상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조약의 모호성으로 오히려 다양한 변수, 불확실성, 위협이 국제 및 동북아 정세에 더해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모호성이 강할수록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위험도는 높아질 수도 있다. 러시아의 대북 핵우산이 현실화돼 한미가 실질적으로 이를 염두에 둬야 할 가능성까지 생기면 정세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이 협정은 유사시를 상정해서 그것에 대한 일종의 상호 장치를 만든 것으로, '군사적'이라는 표현 안에는 사실상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북러 간 협정은 '협의 과정'이란 장치가 마련된 준동맹 성격을 띠고 있다. 약간의 여지를 열어두긴 했지만 강력한 유착을 보였다"며 "결국 북한은 러시아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게 된 것이고, 러시아는 북한이란 후방 기지를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손잡고 다극화된 질서를 만들기 위한 판을 짜고 있는 것"이라며 "이 협정으로 북핵 및 우크라이나 문제의 조기 해결이 어려워졌다"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9일 평양 모란관 영빈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환영 만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6.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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