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다 꺼” 결국 들고일어난 사장님들…'배민1 보이콧'
정률제 요금제 확산 반발, 라이더도 이날 집회
국회 달려가 배달앱 불공정행위 의견서도
자칫 배달앱 규제 트리거될까 업계 ‘긴장’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정 배달앱의 콜(주문)을 하루 동안 끄는 단체행동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회까지 찾아가 배달앱의 불합리성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들은 배달앱의 정률제 기반 요금제 확산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기반으로 결성된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님 모임’(공사모)은 오는 21일 하루 동안 ‘배달의민족’(배민)의 ‘배민1플러스’ 주문을 받지 않는 ‘가게배달의 날’을 진행한다.
이는 기존 배민의 정액제(8만8000원) 요금제 대신 수수료 6.8%를 내야 하는 정률제 기반 배민1의 확산에 대한 반발감에서 비롯됐다. 현재 배민은 배민1을 통해선 ‘알뜰·한집배달’을, 기존 정액제 요금제로는 ‘가게배달’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은 배민을 대상으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자영업자 일부는 같은 정률제 요금제를 사용 중인 쿠팡이츠의 주문도 하루 동안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영업자 재량에 맞게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체행동에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알 수 없지만 배민 입장에선 상당히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 하루에 불과한 단체행동이지만 무료배달이 가능한 배민1 주문이 안될 경우 소비자들은 경쟁사로 즉시 넘어갈 수 있다.
특히 이번 자영업자 단체행동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의 여의도 집회와 맞춰 진행되는 만큼 더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노동자들이 속한 라이더유니온도 오는 21일을 ‘배민항의행동의 날’로 정한 상태다.
배달앱 업계는 이 같은 자영업자들의 단체행동에 당황하면서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주요 타깃이 된 배민은 이들의 단체행동에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진 않지만 내부에선 상당히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억울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쿠팡이츠, 요기요 등 경쟁사들과 달리 수수료율도 가장 낮은데다 정액제인 가게배달도 동시에 운영하고 있어서다.
배달앱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 입장에선 모두 정률제 요금제만 운영하는 2위 업체 쿠팡이츠와 달리 자체 정액제 상품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들의 타깃이 되니 다소 억울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의 숙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근 극도로 치열해진 배달앱 시장 환경도 자영업자들과 배달앱 업계 사이의 갈등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진출한 이후 업계의 출혈경쟁이 심해졌고 업체들은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요금체계를 변화시키는 등 여러 과정에서 자영업자들과의 갈등 요소를 키울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배달앱 업계에선 자칫 이번 자영업자들의 압박이 시장 규제를 강화시키는 방아쇠가 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배달앱 업체들을 따로 만나 자영업자들과 상생방안을 주문한 사례도 있었고 최근 국회에서도 배달앱 시장을 다시 들여다보는 상황이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은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 시켜야 하다보니 문제를 풀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배달앱과 자영업자간 소통과 대화로 풀어가야 할 일이지, 이 문제를 국회 등으로 끌고 가 규제화 한다면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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