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비웃듯’ 푸틴·김정은, 벤츠 타고 퍼레이드…독일 본사 ‘화들짝’

김명일 기자 2024. 6. 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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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벤츠 차량을 타고 평양 김일성 광장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보란 듯이 타고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벤츠 등 고급 차량은 사치품으로 분류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수출 금지 대상이다.

19일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벤츠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두 정상은 차량 지붕을 열고 나란히 선 채로 광장을 돌며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벤츠가 만든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북한에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가 수년간 시행되어 왔다. 자동차들이 어떻게 거기까지 간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벤츠는 BBC에 보낸 성명에서 “북한과 어떤 사업도 하고 있지 않으며 대표 사무소나 다른 시설을 통해서도 북한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다”며 “벤츠는 국제사회의 모든 대북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 다만 제3자에 의한 차량 판매, 특히 중고 차량의 판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에도 북한 최고위급 간부들이 벤츠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보도 영상에 따르면 당시 내각총리 김덕훈, 당 조직비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3명은 각각 벤츠 S클래스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했다. 또 지난해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벤츠 마이바흐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094호는 고급 자동차와 보석제품, 경주용 차량 등을 대북 수출 금지 품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김정은을 비롯해 고위 간부들이 벤츠를 이용하는 모습이 잇달아 노출되면서, 대북 제재 감시망에 틈새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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