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세계 최대 엑슨모빌이 추가 검증…'동해 유전' 의혹 털어낼까

이정현 기자 나혜윤 기자 2024. 6.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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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5개 글로벌기업 관심 보여"…엑슨모빌이 추가검증
김동섭 사장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역량 집중할 수 있게 도와 달라"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관련 해외 기업 투자 유치 진행 현황 브리핑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2024.6.1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기자 = '동해 심해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대왕고래)'에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ExxonMobil)이 추가 검증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고 사업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동해 심해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여러 글로벌 메이저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연일 제기되는 사업 적정성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가능성이 없는 사업에 글로벌 업체들이 참여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 미국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심층분석 결과에 대해서도 "해외 메이저 기업이 추가검증 했다"며 잇단 신뢰성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김 사장이 직접 공식 자리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동해 유전 개발사업의 주체인 석유공사가 아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전면에서 사업 관련 브리핑을 주로 해왔다.

이전에 공개한 내용에 비해 진일보한 부분은 이번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러브콜 소식을 알림으로써 사업 유망성을 직·간접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사장은 "'동해 심해 가스전의 사업설명서(Flyer) 발송 전인에도 불구하고, 5곳의 여러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들이 관심을 보내왔다"고 처음 공개했다. 물론 구체적인 업체명은 확인해 주진 않았다.

'정보 보안유지'가 중요한 자원개발업계 계약의 특성 때문임을 강조한 김 사장은 관심을 보인 글로벌 메이저 석유기업 5곳 중 1곳(이하 A사)에서는 비밀준수계약까지 체결하고, 추가 자료를 열람해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ExxonMobil)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슨모빌은 미국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15년간 근무하며 부사장급 임원까지 지낸 곳이기도 하다.

엑슨모빌이 관심을 보였다는 것은 세계 최대 석유·가스기업도 이번 프로젝트의 유망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엑슨모빌은 석유공사가 축적해 놓은 대왕고래 물리탐사 데이터 등을 열람하며 추가 검증을 하고 투자 여부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관련 해외 기업 투자 유치 진행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4.6.1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김 사장은 "데이터룸(자료열람)을 잠시 오픈하고 A사에서 검토한 후, 추후 (A사가) 추가 데이터를 조금 더 (검토)해 보자는 식으로 (사업 참여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왔다"면서 "투자유치의 일반적인 절차상 가장 빨리 진행된 단계"라고 했다.

나머지 4곳의 업체에 대해서도 "공사는 지속적으로 로드쇼를 실시해 심해 탐사·개발 기술 및 운영 전문성과 자금력을 갖추고 관심을 표명하는 글로벌 회사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4개 기업 중에는 국영회사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또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심해 탐사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석유기업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를 '로드쇼'로 명명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석유공사의 이번 발표가 동해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업 유망성 부분에 대한 명분은 소위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 소식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증명됐다고 해도, 여전히 탐사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일련의 의혹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액트지오와 관련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공사는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성공전략과 세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저희들의 역량이 이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미국 심해 평가 전문기관 액트지오에 동해 심해 탐사유망성 평가를 맡겼다. 공사에 따르면 동해 심해 평가 결과 석유가스 탐사자원량은 평균 74억배럴이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 액트지오는 최대치 매장을 추정할 경우, 4분의 1 정도가 석유이고 4분의 3은 가스로 전망했다. 석유는 4년 분량, 가스는 29~30년 가까이 사용할 양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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