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업계, 부동산PF 옥석가리기에 주름 깊어진다
금감원장 “필요시 추가 충당금 강력 권고”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캐피털업계가 몸집 불리기를 위해 급격히 늘렸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으로 인해 고민에 빠졌다.
부동산 PF는 특정 부동산 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그 사업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 재원으로 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캐피털업계의 부동산 PF 자산 부실 위험도 커졌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 금융권은 내달 초까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실시해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분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해 최종 의사 결정을 마쳤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적정성을 점검하고 계획서를 징구·점검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의 자체 평가 결과가 금감원 구조조정 필요성에 미치지 못한다면 사업성 재평가, 추가 충당금 등을 강력하게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피털은 부동산PF 리스크가 큰 업권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26개 캐피털사 부동산PF 규모는 작년 말 기준 27조원이다.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부동산PF 자산 중 9~18%(2조4000억~5조원)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캐피털업계가 부동산PF 리스크에 대비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9000억~3조5000억원이다. 이는 캐피털업계 자기자본의 2.8~11.1%에 해당한다.
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는 신한캐피탈과 IBK캐피탈의 부동산PF 취급 비중이 높다. 양사 모두 소매금융보다 기업금융 위주로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캐피탈의 부동산PF 자산은 1조9036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 15.1%다. 주요 캐피털의 부동산PF 비중(10%) 대비 크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을 반영해 1분기에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며 “기준 이상 대손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 조치로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IBK캐피탈은 전체 영업자산 23%를 부동산PF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IBK캐피탈 부동산PF 자산은 1조8744억원이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부동산 PF 자산을 살펴보면 수도권이거나 혹은 상환순위가 선순위인 안정적 자산 위주”라며 “취급 심사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상위 금융기관 가이드 따라 사업성 평가 다시 하고 충당금을 쌓는 등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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